[현대전자 계열분리 중공업 지분 논란]

중앙일보

입력

현대전자 계열분리를 둘러싸고 현대중공업의 지분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은 2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대 계열사와 정몽헌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해외 매각할 방침"이라며 "현대중공업은 내년에 그룹에서 분리돼 계열사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전자 지분 처분은 중공업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지분 7.01%를 제외하고 현대상선(9.25%), 현대엘리베이터(1.17%),정몽헌 회장(1.7%)의 지분만을 처분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내년 말까지로 계열분리 계획이 잡혀있는 현대중공업에 앞서 내년 상반기까지 계열분리될 예정이어서 중공업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도 계열분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전자는 이에 대해 자사의 계열분리는 '친족에 의한 계열분리'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의 계열분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몽구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나간 현대자동차처럼 친족에 의한 계열분리는 동일인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 이내로 제한되지만 현대전자는 지분.임원관계, 지급보증 등에서 실질적인 지배를 받지 않을 때 계열분리로 인정되는 일반적인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이 7.01%을 가지고 있더라도 미국 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이 13.6%를 보유, 최대주주가 되는 상황에서 정몽헌 회장과 상선, 엘리베이터의 지분만 정리하면 실질적인 계열분리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전자의 이같은 계열분리 방식에 대해 재계에서는 정몽헌 회장이 전자의 독립경영은 인정하더라도 느슨한 연결고리는 갖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현대전자 지분이 정몽헌 회장에 우호적인 해외 컨소시엄에 매각돼 정 회장의 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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