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축구, 앞이 보이지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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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의 부진에 이어 청소년축구대표팀마저 아시아에서 중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제32회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2-26. 테헤란)는 19세이하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지만 1년6개월 뒤 열릴 2002월드컵축구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이때문에 이천수(고려대)와 국내외 프로리그에서 뛰고있는 최태욱, 김병채, 박용호(이상 안양 LG), 박지성(교토 퍼플상가) 등 예비스타들을 대거 주전으로 기용, 기량을 점검했다.

결과는 한국축구의 참담한 실패.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이 시드니올림픽 8강진입 실패에 이어 아시안컵선수권대회에서 플레이메이커 부재, 수비의 허점 등을 답습하며 결승진출에 좌절한지 채 한달이 안돼 조영증 감독의 청소년대표팀 또한 아시아 4강문턱을 넘지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이미 지난 5월 16세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지역예선에서 부진, 본선진출에 실패한 것을 포함해 올해 한국 축구는 단 한 차례의 성공도 없었던 셈이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중국과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결코 강팀이 아니었고 이라크도 뚜껑을 열어본 결과 눈에 띄는 전력을 갖추지 못했던 상대였다는 점에서 4강 진출 좌절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한국축구가 특별한 대안없이 이대로 나간다면 월드컵 16강 진출은 커녕 2004년 올림픽까지 끝없이 추락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이용수 기술위원장 체제로 정비한 뒤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외국인 감독 영입, 우수 선수 해외 진출 등에 팔을 걷어 붙였지만 유소년과 청소년축구의 기반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한국축구의 발전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벌써부터 축구계 일부에서는 "투지와 체력만을 앞세우는 전근대적인 지도 아래 자라난 선수들이 외국인감독이 온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감독 영입에 수십억원의 돈을 쓰느니 미래를 내다보고 유,청소년축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에도 축구협회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포함한 일부 그룹이 경기력 향상 뿐 만 아니라 축구협회의 행정력 부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최근 추락의 끝이 보이지않는 한국축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않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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