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채권투자] 14. 수익률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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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상담을 했던 개인투자자 한 분이 항의를 해왔다. 똑같은 채권을 다른 증권사에선 더 높은 수익률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같은 채권에 같은 매매 가격인데도 수익률은 실제로 더 높게 표시돼 있었다. 그러나 그 증권사가 제시한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채권 거래할 때 사용하는 수익률이 아니었던 것이다.

채권 투자를 하면 세금을 적게 내는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10%의 이자율로 예금을 하면 10% 이자 전체에 대해 소득세를 내게 되지만, 채권의 경우 동일한 10%에 투자하더라도 세금은 7~8%의 이자를 기준으로 내게 된다.

채권 이자에 대한 소득세는 채권을 발행한 당시의 금리(표면금리라고 부른다)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같은 수익률 10%에 투자했다면 은행 예금보다 채권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금리를 변칙적으로 높게 제시했던 증권사는 이 점을 이용했다. 세금을 적게 내는 부분을 수익률로 다시 환산해 10.8%에 투자하는 것처럼 설명했던 것이다.

10.8%를 일반 채권 수익률로 착각한 고객이 항의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같은 채권에 대해 연이율 0.8%포인트나 차이가 났으니 말이다.

채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채권 관련 책을 사보면 초반부터 난관에 부닥치게 된다.

만기수익률.표면이율.발행이율.할인율.단리.복리.실효수익률…. 채권을 이해하려면 수익률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무슨 비슷한 말이 그렇게 많은가.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은 이처럼 어려운 용어나 수익률 계산 방법을 알 필요가 없다. 기본적인 계산만 할 줄 알면 되는 것이다.

먼저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예금 이자율과 채권 수익률을 확인하고 나서, 만기 금액이 확정돼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면 된다.

만기금액이 확정됐다면 실제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만기에 받을 금액을 계산해 달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차감한 실제 받는 금액을 챙겨야 한다.

수익률이 다르다고 항의한 고객처럼 복잡하게 제시되는 수익률이 중요하지는 않다. 신용도가 동일하다면 세후 실수령액이 많은 채권이나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주 원(키움닷컴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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