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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대 박사 불가능" 새누리 조명철 학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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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4번에 지명된 탈북자 출신 조명철(53·사진) 전 통일교육원 원장의 학력이 논란에 휩싸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명부에 기재된 그의 학력은 ‘김일성종합대학 졸업(박사)’이다. 1983년 9월에서 87년 10월까지라는 재학 기간도 기재돼 있다. 24세부터 28세까지 김일성대학에서 박사를 땄다는 뜻이다. 35세인 94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경제학 박사란 경력을 인정받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원장(1급)을 맡았다. 탈북자 출신의 첫 고위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력은 북한의 교육체계에선 불가능하다는 게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이윤걸(44) 소장의 주장이다. 같은 탈북자 출신인 이 소장은 평양리과대학에서 생물학 준박사(한국의 석사) 학위를 받고 북한 호위사령부 산하 무병장수연구소(청암산)에서 일했다. 그는 “조 전 원장은 김일성대 자동조종학과 출신이지만 북한 논문검색 시스템인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에서는 94년 이전에 조명철이란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수 경력에 대해서도 이 소장은 “북한에서 교수는 준박사 이상의 학위에 3명 이상의 준박사를 양성해야 하며 5건 이상의 학술논문과 3건 이상의 집필 활동 기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원으로서의 활동 기간이 적어도 5년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지원서를 낼 때 자동화학부 자동조종학과 준박사라고 썼지만 국가정보원에서 그냥 박사로 써도 된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내가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 대학 학사 이상의 탈북자인 만큼 (남북의) 학제 차이에 혼란이 있었던 것”이라며 “북한에선 지사, 전문가(학사급), 후보 준박사, 준박사, 박사가 있는데 내가 준박사라고 하니 박사라고 인정해도 된다고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교육원장을 공개 채용할 당시 박사 자격이 꼭 필요하진 않았다”며 “2000년께 만들어진 탈북자 데이터베이스에 ‘박사’로 돼 있어 심사에 참작됐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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