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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영화 출연 윤석화, 이번엔 삭발 열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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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배우 윤석화(56·사진)가 25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다. 이번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어머니 역을 맡아 삭발 연기를 펼쳤다. 다음 달 26일 개봉하는 저예산영화 ‘봄, 눈’(감독 김태균)에서다. 윤씨가 머리를 깎은 것은 세 번째. 1995년, 2005년에 각각 연극 ‘덕혜옹주’ ‘위트’에서 삭발을 했었다.

 윤씨를 27일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11월 촬영 당시 깎은 머리가 아직 덜 자라 있었다. “연기를 위해 여성적 매력(머리카락)쯤은 주저 없이 포기할 수 있는 거냐”고 묻자 그는 “최다 삭발 여배우로 기네스북에 오를 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는 통속적이지만 진정성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별 말이 없었지만 대본을 읽고 나서 내가 자청해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윤씨 말대로 영화는 익숙한 가족 멜로다. 철부지 남편, 엄마밖에 모르는 순둥이 아들·딸 등 평생 가족들 뒷바라지를 해 온 어머니 순옥에게 어느 날 암 선고가 내려진다. 머리가 빠지도록 항암치료를 받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제서야 가족들은 아내, 어머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남편 역은 이경영씨가, 병상에 함께 누워 ‘봄날은 간다’를 같이 부르는 친정엄마 역은 김영옥씨가 맡았다.

 윤씨의 영화 출연은 87년 ‘레테의 연가’ 이후 25년 만이다. 그는 “여러 가지로 힘들어 각박해진 내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인생이라는 게 죽음의 한계 안에서 복작대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라며 “그런 삶이 아름다워 흘리는 눈물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윤씨는 요즘 세계적 뮤지컬 제작자 팀 라이스와 함께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 올릴 작품을 제작 중이다.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이르면 11월 무대에 오른다. 아시아인이 뮤지컬 제작자로 런던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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