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치로 몸값 2천만달러 넘실

중앙일보

입력

'시계추 타법'의 일본프로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오릭스 블루웨이브스)가 물경 2,000만달러에 이르는 몸값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그동안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해온 이치로의 소속팀 오릭스 블루웨이브스는 9일 시애틀 매리너스가 제시한 몸값 1,312만5,000달러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치로는 협상권을 확보한 시애틀 매리너스와 30일 이내에 계약을 마치면 동양인 타자로는 사상 첫 메이저리거로 첫발을 내딛게 된다.

만일 30일 이내에 계약하지 못하면 이치로는 내년 다시 한번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일본기업이 구단주인 매리너스가 이미 이적료로만 1,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한 만큼 계약이 불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이치로의 시애틀입단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

일부에선 이미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첫해 연봉이 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아 결국 그의 '몸값'은 총액 2,000만달러를 쉽게 넘을 전망이다. 올해 그의 연봉은 5억엔(약500만달러)였다.

팻 길릭 매리너스 단장은 "이치로는 공수주를 완벽하게 갖춘 선수로 내년시즌 당장 시애틀의 주전 우익수로 활약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올해 27세의 이치로는 나가시마, 왕정치, 장훈에 이어 일본프로야구가 배출한 세기의 스타플레이어다.

우투좌타의 외야수로 시속 90마일이 넘는 송구능력을 지닌데다 도루는 물론 홈런도 심심찮게 쳐내는 장타력에 정확성까지 겸비했다. 올해 3할8푼7리의 타율로 타격왕에 오르는등 7년연속 퍼시픽리그 수위타자에 올랐고 프로경력 9년동안 통산타율 3할5푼3리, 홈런 118개, 59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타격시 오른다리를 들어 시계추처럼 흔들며 타이밍을 맞추는 독특한 타격자세는 60, 70년대 왕정치의 외다리 타법만큼이나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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