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메인 등록서비스 첫날 혼란 야기

중앙일보

입력

한글(다국어).com 도메인 등록 서비스가 10일 오전 9시부터 국내 각 등록업체별로 시작됐으나 등록 서비스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는 등 신청자들의 큰 불편을 샀다.

"자신있다"던 업체들의 주장과는 달리 서비스 개시 시점이 되면서 실시간 등록을 받는 업체들의 홈페이지 등록창은 아예 열리지 않거나 접속속도가 현저히 떨어졌으며 예약등록을 받은 업체들의 경우에는 아예 전화문의를 받지 않았다.

이에따라 사업상 한글도메인을 필요로 했던 사람들은 등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데다가 확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자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

◇ 실시간 등록 거의 불가능 = 업체들은 제각기 "자신의 등록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욱 빨리 등록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한글도메인 등록이 시작되자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등록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D사의 경우 등록시작 1시간이 지나도록 한글도메인 관련 페이지가 열리지 않고 있으며 전화문의시 "개발팀에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궁색한 답변만을 하고 있다.

또다른 D사도 등록 페이지가 열리지 않았으며, H사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홈페이지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각 업체의 전화도 등록가능여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폭주, 통화 불가능한 상태로 등록자들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예약등록 도메인 등록여부 확인 불가능 = I사, W사 등 지금까지 예약등록을 받았던 8개 업체들 역시 신청자가 등록여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아예 자신의 홈페이지 공지란에 "도메인관련 문의나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려놓은 상태이며, 실시간 등록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전화문의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I사의 경우에는 여전히 "한글도메인 예약신청을 받는다"는 창이 뜨고 있어 등록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 네티즌 불만 폭발 = 한글도메인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네티즌들은 등록 마비사태에 ''예상했던대로''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외국 등록업체들의 홈페이지도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일부 네티즌은 다국어도메인 서비스 자체에 대해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S사의 전산실무자 오모(26)씨는 "회사이름을 한글도메인으로 등록하려고 잔뜩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접속이 되지 않는다"며 "2개 등록업체에 예약을 해놓았는데 연락이 안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 말했다.

한편 박신규(35)씨 등 일부 네티즌은 "이번 서비스는 비영어권 국가들이 2바이트 문자체계를 도입, 자국어로 인터넷을 이용하려 하자 .com등 도메인을 관장하는 베리사인GRS가 편법으로 다국어도메인을 등록,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려하는 의도"라며 다국어도메인 서비스 자체를 유보 또는 취소하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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