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페스 바이러스 키스 통해 전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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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관련 피부 암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키스를 통해 전염되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년 전 발견된 헤르페스 바이러스 8로 알려진 이 바이러스는 카포시 육종(肉腫)이라 불리는 피부 암을 일으킨다.

연구결과 헤르페스 바이러스 8에 감염되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환자들중 30-50%가 결국에는 카포시 육종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포시 육종은 지난 수세기 동안 남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인정돼왔으나 미국에서는 1980년대 초 에이즈가 출현할 때까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것도 대부분 에이즈 환자들한테서만 나타났다.

지금까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의심해왔다. 그러나 워싱턴대학의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같은 생각에 반론을 폈다.

존 포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8에 감염됐으나 카포시 육종은 발병하지 않은 남자 동성애자 3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의 침과 입의 세포 샘플의 30%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 8이 발견된 반면 항문과 성기샘플에서는 1%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바이러스 수준이 정액에서보다 침에서 훨씬 더 높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포크 박사는 "연구를 더 해야겠지만 구강 접촉이 헤르페스 바이러스 8 전염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사해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많은 침의 접촉이 이뤄지는 깊은 키스를 하는 사람들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걸리는 위험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발견한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패트릭 무어 박사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 8의 감염 비율이 높은 것은 침 접촉 때문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는데 이 지역에서는 주민 70% 이상이 헤르페스 바이러스 8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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