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한영애, KBS 라디오서 DJ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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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 음색의 블루스 가수 한영애가 가수 생활 20여년만에 라디오 DJ로 데뷔한다. 한영애는 가을개편과 함께 오는 6일부터 남궁연의 바통을 이어받아 KBS 제2FM〈뮤직스테이션〉(오후 6시) 의 진행을 맡게 됐다.

한씨는 "진작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 이라면서 "당분간 개인 콘서트는 갖지 않고, 방송 진행에 주력할 것" 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공연 무대에 서면서 팬들과 1대 1로 만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라디오가 바로 그런 매력이 있더라구요. "

폭발적으로 열정을 뿜어내는 무대에서처럼 다소 거친 목소리를 예상했던 기자가 그의 나직하고도 부드러운 말씨에 놀랐다고 말하자 "제가 가진 목소리 중 한 가지를 들려드리는 것" 이라고 답한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나와 가수 이전에 연극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에 대해 제작진은 "노래를 연기하듯이 부르고, 연기를 노래하듯이 읊어대는 사람" 이라고 평한다. 연극음악을 담당하기도 하는 등 그의 음악세계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넓은 편. 유럽음악이나 재즈,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긴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뮤직스테이션〉은 새 진행자 한영애와 함께 프로그램 분위기도 대폭 바꾼다. 연출자 강민구PD는 "각종 코너들을 대폭 줄여 '말' 보다는 '음악' 중심으로 정통 FM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 고 밝혔다.

〈뮤직스테이션〉이 주로 소개해왔던 팝음악 중에서도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가 듣기 편하고 들으면 반가운 음악" 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교과서를 펼치자면 으레 라디오 이어폰을 꽂아야 하는 줄 알았던 예전 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 층에게 라디오는 수많은 매체 중에 하나일 뿐. 하지만 한영애는 "잠시 색다르고 남다른 것에 눈길이 가더라도 라디오처럼 친근하고 오래가는 친구는 드물다" 며 라디오 예찬론을 내놓는다.

〈뮤직스테이션〉은 젊은 팝 매니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와 같은 시간대에 방송한다. 한씨에게 DJ로서 경쟁자인 배철수씨에 대한 생각을 묻자 "워낙 경험이 많은 분이라 경쟁이란 생각이 안든다" 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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