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리막길 수도권에서 오른 지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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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서울 및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를 제외한 매매 거래는 급감했다.

올 들어 2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89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거래량(1만1640건)의 40% 수준밖에 안 된다. 침체기에 거래량이 줄어들면 시세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급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이런 침체를 반영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은 평균 0.3%,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도 평균 0.3% 떨어졌다.

올 들어 수도권 평균 0.3% 하락

그런데 이런 침체 와중에도 올 들어 수도권에서도 오른 곳이 있다. 72개 시군구 기준으로 단 4곳이다. 서울에는 없고 경기도 남부지역의 안성(1.1%), 평택(1.0%), 오산(0.8%), 이천(0.3%)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지역이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통적으로 기업이 몰려 있어 직장인 실수요자가 꾸준히 유입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안성은 시내 산업단지는 물론 인근 평택 산업단지 출퇴근 근로자들의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개발 호재도 많다. 지난해 KCC가 새 공장을 세우고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덕분에 2010년 0.2% 떨어졌던 아파트값이 지난해 6.8% 올랐고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성 바로 옆 평택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해만 무려 10%나 올랐고 올해도 오름세를 이어간다. 평택 집값 상승은 2010년 12월 삼성이 고덕신도시 내 사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LG전자도 오산 쪽에 공장을 짓기로 했고, 평택항 개발도 발표됐다. 이런 분위기로 비전동 등 시내 주거 중심지는 물론 주변 지역이 모두 상승세를 탔다.

평택과 안성과 인접한 오산도 삼성이 고덕국제신도시에 산업시설 부지 확충 계획에 따라 아파트값이 뛰었다. 오산은 2007년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결정되면서 개발 붐을 탔다가 대기업 공장이 들어온다는 호재로 상승했다.

예컨대 지난해 초 2억3000만~2억6000만원에 거래되던 오산 원동 e편한세상 전용 84㎡형은 호가가 3억원이상으로 올랐다.

하이닉스와 LG실트론, 샘표식품 등이 있는 이천도 직장인이 몰리면서 지난해 아파트값이 9%나 상승했다. 이천은 하이닉스 및 감곡산업단지 근로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실수요 몰리면서 전세가율 높은 게 특징

이들 지역의 특징은 직장인 실수요가 많이 몰리면서 전셋값이 특히 많이 뛰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오산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24.7%나 올랐고, 이천(24.4%), 평택(17.8%), 안성(8.9%) 등의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이들 지역은 이에따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예컨대 평택시 군문동 전세비율은 72%며, 이천시 대월면은 71%나 된다. 안성 낙원동과 봉산동의 전세가율도 70%를 넘는다.

부동산 투자자문업체인 이웰에셋 이영진 부사장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에도 실수요자가 몰리고 확실한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아파트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기반시설이 계속 갖춰지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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