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일본-사우디 결승 격돌

중앙일보

입력

한국이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치열한 골공방 속에 중국을 3-2로 꺾고 사우디아라비아와 3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26일 밤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알 메샬에 연속골을 내줘 1-2로 맥없이 무너졌다.

이로써 40년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한 한국은 29일 밤 10시5분 중국과 3-4위전을 갖게 됐다.

부실 투성이인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여지없이 드러난 졸전이었다.

한국은 설기현 대신 무릎이 좋지않은 이동국을 선발 투톱으로 내세우고 왼쪽 날개 이영표를 윤정환과 함께 플레이메이커로 기용, 사우디의 의표를 찔렀다.

허정무 감독의 `깜짝카드'는 그러나 효과는커녕 치욕의 패배를 부른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윤정환과 이동국-유상철 투톱간의 호흡이 맞지않아 이렇다할 공격기회도 잡지 못했고 특유의 기동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사우디의 기습에 시종 허둥댔다.

반면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는 지난 대회 우승팀 사우디는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으로 한국 문전을 거세게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하석주에 이어 후반 7분 노정윤을 투입, 반전을 노렸으나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사우디는 후반 중반 상대 조직력이 급격히 와해되는 틈을 타 4분새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한국의 수비진을 철저히 농락했다.

신세대 스트라이커 알 메샬은 후반 32분 아메드 두키의 센터링을 헤딩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4분 뒤엔 현란한 개인기로 부실한 한국 수비진을 헤집은 뒤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쐐기골을 뽑았다.

한국은 후반 47분 이동국이 최성용의 도움을 받아 헤딩슛으로 1골을 만회했으나 결국 영패를 면하는 데 그쳤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전반 21분 중국 수비수 판지이의 자책골로 앞서 나가다 전반 29분과 후반 3분 치홍과 양첸에게 잇따라 골을 내줘 이변이 일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7분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볼을 니시자와 아키노리가 머리로 받아넣어 동점을 만들고 8분 뒤 다카하라 나오히로의 패스를 받은 묘진 도모츠키가 중거리슛을 날려 경기를 뒤집었다.

◇26일 전적
△준결승

사우디아라비아 2(0-0 2-1)1 한국
▲득점= 알 메샬(후 32.36분. 사우디아라비아) 이동국(후 47분.한국)

일본 3(1-1 2-1)2 중국

▲득점= 니시자와 아키노리(후7분) 묘진 도모츠키(후15분.이상 일본) 판지이(전21분.자책골) 치홍(전29분) 양첸(후3분.이상 중국) (베이루트<레바논>=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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