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홍콩 재수출시장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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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최대 무역흑자 시장인 홍콩의 재수출 시장에서 대만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일, 미, 중의 순서로 경합 정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콩의 중국 무역상들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단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재수출이 증가할 것에 대비, 해외 상품공급선 발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수출 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홍콩 중계 무역상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무역관(관장: 성기룡)은 최근 발간한 '홍콩 재수출시장을 꽉 잡아라: 홍콩의 중계무역기능 변화와 우리의 대처방안’ 제하의 전략 조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콩의 중계무역 즉, 재수출 기능을 국별 상품 경쟁동향과 환경변화 측면에서 분석한 이 보고서는 전기전자, 부품, 기계, 플라스틱 등 한국의 주종 품목이 대만과 중국, 일본, 미국 등 경쟁국들에게도 공히 주종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전자 제품과 부품류는 IC, A/V 제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기계류는 올해 미국산 비중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한국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플라스틱류는 대만이 한국의 주요 경쟁 상대이지만 중국의 WTO 가입 후 홍콩 중개상들이 대중국 재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해외 공급선 확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홍콩 전체 재수출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한국의 실적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홍콩의 중개 무역상들이 중국의 WTO가입 5-6년 후 중장기적으로 홍콩의 재수출 기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상품의 중국 집중 가속화 ▲해외 상품 공급선 다변화 및 이들과의 제휴 강화 ▲고부가가치품 위주의 소액 다품종 비중 확대 등이 최근 변화조짐을 보이는 시장의 특징적인 현상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전기전자제품과 부품류의 경우 중저급 기술제품은 한국내 설비와 R&D기능은 유지한 채 홍콩 중개무역상과의 제휴를 통해 생산과 판매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단기간내 생산설비 이전이 어려운 화공 등 원료성 상품은 기존의 국내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기타 일반 소비재는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도록 주문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보고서(54쪽)는 제1장 ‘홍콩의 중계무역기능 변화’에서 대외무역의 일반 특성과 무역구조의 변화, 대상국과 상품의 변화 등을 설명했으며 2장‘주요국별 대홍콩 중개무역 구조와 특성’에서는 중, 일, 대만, 미, 한국 등 5개국의 대홍콩 중개무역 구조와 특성을 살폈다. 3장 ‘한국기업의 전략적 활용방안’에서는 한국과 주요국간 경합관계, 향후 홍콩의 중개무역기능 변화요인과 대홍콩 중개무역 활용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성기룡 관장은 “중국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서 홍콩 재수출 시장을 진정한 의미에서 재조명하고 홍콩 중개 무역상을 통한 대중국 우회 진출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보고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무역관은 보고서를 업계에 배포하는 한편 홈페이지(http://www.kotrachina.org)에도 게재할 계획이다. 홍콩은 한국이 매년 미화 8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는 알짜 효자 시장이자 전체 재수출 시장 규모가 1천500억달러(미화)를 넘어서는 황금시장이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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