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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414> ‘사실의 감동’ TV다큐 대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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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렸던 고(故) 이태석 신부(1962~2010). 내전으로 고통받는 수단 톤즈 마을 사람들에게 의사이며 선생님, 때로는 아버지였던 그의 숭고한 삶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지요. 그의 삶이 알려진 건 KBS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에서였습니다. 사실(팩트)이 주는 매력에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더해진 TV 다큐멘터리. 주요 방송사의 최근 방영작 중 호평받은 작품과 올해의 기대작을 소개합니다.

●교육현장 밀착취재 ‘학교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EBS, 정성욱 PD, 2010년 11~12월 방영, 10부작.

- 한국방송대상 대상, 백상예술대상 교양작품상, 삼성언론상 어젠다상,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우수상, 한국PD대상 작품상, YMCA 좋은 방송 대상 등 15개 상 수상.

-내용: 입시 지옥, 사교육비 증가 등 교육에 대한 표면적 관심에서 벗어나 제목 그대로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담아냈다. 국내외 교육현장을 밀착 취재하고,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한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해 ‘학교교육 및 가정교육에서 꼭 알아야 할 10가지 이야기’를 10부작에 걸쳐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현장은 이우학교.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교과과정을 만들고, 입학 시 ‘사교육 포기각서’를 써야 하는 이곳에선 어떤 기적이 일어났을까. 선생님들이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기 위해 6개월간 ‘혁신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야기는 큰 화제가 돼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라는 별도의 프로그램(8부작)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전국 164개 고교의 성적 최상위 0.1% 학생 800명의 공부법·지능지수(IQ)·생활습관 등을 조사해 ‘대한민국 상위 0.1% 학생의 비밀’도 밝혀냈다. 다큐멘터리는 동명의 책(중앙북스)으로도 출간됐다.

●사원 건축과정 3D로 재현 ‘신들의 땅, 앙코르’

‘신들의 땅, 앙코르’

-EBS, 김유열 PD, 2011년 4월 방영, 3부작.

- EBS와 캄보디아 국영방송 TVK가 합작한 3D 다큐멘터리. 제작비 10억원. 국내 TV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가로 수출된 작품. 그리메상 특수촬영상 수상.

-내용: 캄보디아에 있는 세계적 문화유산 앙코르 와트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지상에 신의 궁전을 건설하고 싶었던 왕의 야망과 앙코르 와트의 건축과정, 절대적 신왕정치를 바탕으로 태평성대를 누렸던 크메르 제국의 전성기를 3D로 재현해냈다.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건축물’로 불리는 앙코르 와트는 802년 자야바르만 1세가 세운 앙코르제국의 사원이다. 축구장 20개 넓이의 땅에 세워진 건물들과 20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탑들. 이 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는 왕으로 등극하자마자 신들의 세상을 지상에 그대로 재현한 신의 궁전을 만들었다.

 앙코르 와트와 더불어 앙코르 톰도 자세히 다뤘다. 앙코르 톰은 자야바르만 7세가 건축한 건물. 1177년, 앙코르 와트를 건설했던 수리야바르만 2세가 죽으며 극심한 내란에 빠진 캄보디아를 위기에서 구해낸 인물이다.

 방송은 2D 영상으로 방영됐지만, 3D 입체영상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 작품이다.

●대한민국의 상처받은 엄마들 ‘마더 쇼크’

‘마더 쇼크’

-EBS, 김광호 PD, 2011년 6월 방영, 3부작.

- 대한민국 남녀평등상 최우수상, YMCA 좋은 방송 대상 우수작 등 수상.

-내용: 대한민국 엄마들은 과연 행복할까. ‘마더 쇼크’는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엄마가 된다는 건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그 자신도 ‘엄마’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누구나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수없이 쏟아지는 양육 정보 속에서 우리 시대 엄마들은 쇼크에 빠져 있다.

 넉 달간 진행된 ‘국내 최초 모성 회복 프로젝트’가 특히 주목을 받았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상처받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모성 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남한테 큰 소리 한 번 제대로 내본 적 없었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 매사 신경질적으로 변한 엄마 등이 참여했다. 결론은 ‘엄마 안의 상처받은 아이(유년시절의 기억)’를 달래줘야 한다는 것.

 과학적으로 모성애를 밝혀보려는 시도도 돋보였다. ‘과연 여자라면 누구나 모성본능을 타고나는 걸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제작진이 동서양 엄마들의 뇌를 들여다봤다. 24시간 내내 아이와 함께 집 안에 있다는 게 감옥에 있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여겨진다는 엄마들의 진솔한 고백도 녹였다. 같은 제목의 책(중앙북스)으로 나와 화제가 됐다.

●남극에서 1년 머물며 촬영 ‘남극의 눈물’

‘남극의 눈물’

- MBC, 김진만·김재영 PD, 2011년 12월~2012년 1월 방영. 6부작.

-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 ‘남극의 눈물’ 총 4편으로 구성된 ‘지구의 눈물’ 시리즈 중 마지막 편. ‘아마존의 눈물’은 뉴욕페스티벌 은상 수상.

-내용: 영하 60도의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대륙, 남극. 전 세계 펭귄의 70%가 살고 있는 곳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펭귄들의 개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아시아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황제펭귄의 1년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극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태어난 생명과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사랑이 눈물겹게 그려졌다.

 황제펭귄이 남극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면, 혹등고래는 매년 여름 남극을 찾는 여행자다. 태평양에서 남극까지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을 하는 이 고래의 생애가 감동적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총 4개 팀으로 나뉜 제작진이 남극 전역을 누볐다. 황제펭귄을 찍기 위해 1년 동안 ‘고립’을 택한 김진만 PD, 500일간 항해한 끝에 남극의 해양 생태계를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은 김재영 PD의 남극일기가 ‘에필로그’ 편에서 방송된다. ‘남극의 눈물’은 올여름 3D 영화로 극장에서 개봉된다.

●돌고래 수유장면 카메라에 ‘최후의 바다, 태평양’

‘최후의 바다, 태평양’

-SBS, 김종일 PD, 2011년 11월 방영. 4부작.

- 제작비 13억원 투입. 제작진이 1년간 태평양 일대 20여 개 섬 돌며 촬영(1만6000㎞에 달하는 거리). 해양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 다큐멘터리.

-내용: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에메랄드빛 산호섬. ‘태평양’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장면이다. 하지만 태평양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다. 다큐멘터리는 지구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바다 태평양을 국내 최초로 담아냈다.

 ‘상어와 여인(1부)’은 여인들의 춤에서 길어낸 태평양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어 수중 생태계를 담은 모습은 더 경이롭다. 일본 수중 촬영팀과 협력한 제작진은 장기간 추적 끝에 돌고래의 수유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매년 여름 태평양 바다에 울려 퍼지는 수컷 혹등고래의 노래, 1년에 단 하루 단 1시간 동안만 관찰 가능하다는 산호의 산란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아픔도 있다. 태평양 바다에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 서구 문명에 짓밟혔던 아픈 과거도 자세히 다뤘다. 영화 ‘괴물’ ‘마더’ ‘해운대’ 등을 작업한 이병우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인류는 어떻게 지도를 그렸나 ‘문명의 기억-지도’

‘문명의 기억-지도’

- KBS, 이호경 PD, 2012년 3월 3~4일, 3월 10~11일 방영. 4부작.

-내용: 아프리카 대륙이 온전한 형태로 그려진 최초의 세계지도는 무엇이었을까. 600년 전 조선에서 탄생한 한 장의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가 그 주인공이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에 도착하기 100여 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을 기록한 것이다. 제작진은 지도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세계 최초로 촬영했다.

 2부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지도에서 시작한다. 20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린 세계지도. 인류는 어떻게 가보지 않은 땅을 그릴 수 있었을까.

 지도의 역사뿐만이 아니다. 근대에 들어서 권력이 된 지도 이야기를 풀어낸 ‘지도전쟁’ 편도 의미심장하다. 일본이 흉내 낸 강대국들의 지도, 아시아로 가는 신항로를 열었던 네덜란드의 지도 등 서구 열강은 지도가 있었기에 세계의 패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KBS가 올해 내놓은 초대형 글로벌 다큐멘터리 4편 중 첫 번째 작품으로, 광저우 페스티벌에서 유럽 역사학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패러글라이딩 타고 본 세계 ‘이카로스의 꿈’

‘이카로스의 꿈’

-KBS, 김형운 PD, 2012년 5월 방송 예정, 3부작.

-내용: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을 탈출하려다 태양 가까이 가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바다로 추락한 이카로스. 제작진은 이카로스의 꿈에 도전했다. 패러글라이딩으로 히말라야 동서 2400㎞를 횡단한 것. 동력에 의지하지 않고 자연의 에너지만을 이용해 맨몸으로 ‘하늘길’을 열어 헬기나 비행기 항공촬영으로는 담을 수 없었던 히말라야의 미세한 속살을 근접 촬영했다. 히말라야 고산 원주민들과의 극적인 만남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2400㎞ 전 구간을 무동력 패러글라이더로 비행하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지상과 대기의 온도차로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이용해 수직 상승한 후 활강해 가는 방법으로 이동해서다. 제작진은 비상식량과 비상장비만 가지고 산속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히말라야 오지를 찾기도 하고, 독수리와 함께 비행하기도 했다. 종교·인종·언어·문화가 다른 히말라야 기슭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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