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취임 6개월만에 외환보유액 2배

중앙일보

입력

요즘 러시아는 활기에 차있다. 경제성장률은 분기별로 꾸준히 9%대를 넘나들고 있고 고유가에 힘입어 외환보유액도 2백5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두배를 넘어섰다.

지난 3월 26일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러시아 사회는 과거 8년간의 무기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활기가 넘치고 있다.

쿠르스크호 사건과 같은 악재(惡材)도 있었지만 40대 젊은 대통령이 보여주는 역동성이 러시아를 짓눌렀던 침체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켜 버린 것이다.

푸틴은 대통령대행이던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지금까지 17번의 공식 해외순방을 포함해 30차례에 걸친 국내외 출장을 다녔다.

올해에만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국가들과 북한.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엔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방문, 옐친이 집권 8년 동안 순방했던 국가 수를 이미 능가하고 있다.

푸틴은 일정도 빡빡할 뿐 아니라 철두철미하게 실무위주로 짜 의전이 많거나 단순한 예방을 즐겼던 옐친과 큰 대비를 이룬다.

실제로 그는 지난 3월 20일 체첸의 그로즈니를 방문할 땐 시간을 줄이기 위해 SU-27전투기를 이용하기도 했고 핵잠수함을 타고 북극해에 위치한 무르만스크 잠수함 해저기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역동성에 고무됐는 지 쿠르스크호 참사 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지지율은 60%가 넘고 반대파들의 목소리는 별로 영향력이 없다.

자신감을 반영하듯 푸틴은 국내출장을 명목으로 취임후 2백94일동안 크렘린을 80일이나 비웠다. 옐친이 병약해서 크렘린을 자주 비웠다면 푸틴은 너무 정력적이어서 자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의 크렘린 비우기는 국내 정치.경제 현안에서 거리를 두기 위한 술책" 이라는 비난도 없지는 않지만 푸틴의 정력적인 활동에 러시아 사회가 모처럼 활기를 찾아가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김석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