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LG·두산전 프리뷰

중앙일보

입력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이 덕아웃을 옮겨가며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야구장의 터줏대감인 2-30대 열성팬을 가장 많이 확보한 두 팀의 대결은 프로야구 최고의 카드인 만큼 포스트시즌에서의 만남은 야구팬들을 술렁이게 한다.

끊임없이 뒤집어지는 막판의 승부가 서울라이벌전 카드의 묘미. 두 팀의 물고물리는 타격전은 전력분석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운동장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두 팀간의 플레이오프는 처음이지만 93년과 98년 준플레이오프 격돌에서는 LG가 2승1패, 2승으로 모두 승리한 경험이 있다. 과연 LG가 선배들의 전통을 이을 것인지, 아니면 두산이 와신상담 서울의 맹주로 등극할 것인지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1. 투수력

LG의 우세다. 두산의 김인식 감독이 열세를 인정한 만큼 LG마운드의 높이가 비교우위를 점한 것이 사실. 데니 해리거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보유한 것이 LG의 강점이다.

전열을 살펴보면 LG는 해리거-최향남-안병원의 선발진에 셋업맨은 우완에 차명석 최원호 김민기 김용수, 좌완에 이승호 최창호가 있다. 마무리는 장문석이다.

두산은 인해전술로 LG타선을 막아낸다는 작전이다. 내야수를 1명 줄여 투수를 늘렸다. 선발 보단 중간계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경험이 쌓인 투수들이 많은 것이 강점이다. LG의 좌타라인에 대비 이혜천 차명주 파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진필중이 단속하는 뒷문은 장문석의 LG에 비해 경험에서 앞서지만 시즌 막판의 공백이 우려된다. 김유봉 최용호 박명환 구자운 장성진으로 이어지는 싱싱한 어깨에 이광우와 조계현의 노련미가 어울어지고 있다.

해리거가 등판할 1,4,7차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가 플레이오프 전체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다.

2. 수비

양팀의 불안은 내야수비. 변수요인으로 등장하기 충분하다. 두산은 부상에서 회복한 김민호의 활약여부가 미지수고 2루의 안경현이 마음에 걸린다. 김동주가 올림픽 이후 한층 안정된 수비를 펼쳐 다행스럽지만 우즈의 1루 수비도 미덥지 않다.

LG는 3루 안재만과 1루의 스미스가 걱정스럽다. 경험이 부족한 안재만과 수비의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스미스는 코칭스테프의 애간장을 태울 전망. 유격수 유지현의 송구능력도 김민호에 비해 떨어진다.

양팀 모두 강혁과 서용빈이라는 수비형 1루수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타순조정이 필요한 관계로 경기 중반께 이들의 등장이 점쳐진다.

외야는 장원진-정수근-심정수의 두산이 김재현-이병규-최익성의 LG에 다소 앞선다. 최익성의 활약여부에 따라 LG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실책을 줄이는 것은 경기의 승패와 직결되는 만큼 의외의 실책은 치명타로 작용한다. 수비 하나가 팀을 구하거나 수렁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수비는 타격으로 이어지는 만큼 긴장감을 벗어날 수 있는 팀 분위기에 좌우될 전망이다. 외야가 강한 두산이 수비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3. 타격/주루

우동수트리오를 앞세운 우타라인의 두산과 이병규-양준혁-김재현의 좌타라인이 건재한 LG의 좌우대결이 핵심이다. 99홈런과 308타점의 두산 클린업트리오는 걷어올리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LG는 삼성에서 영입한 스미스의 타격감이 좋아 무게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위타선은 홍성흔 안경현 등이 포진한 두산의 무게가 김정민 이종열의 LG보다 무겁다.

두 팀 야구의 활력소는 단연 뛰는 야구. 정수근과 이병규 등 대표주자 외에 양준혁과 김동주 같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이아몬드를 가르는 모습이 백미다. 줄기차게 뛸 양팀의 훔치기는 투수들의 퀵모션과 포수의 송구능력에 좌우될 형상이다.

4. 종합

두산은 드림리그 2위를 확정한 뒤 LG와 롯데 중 플레이오프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에서 LG를 선택했다. 롯데보다 마운드가 약한 LG가 해볼만한 상대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공격분업이 확실한 두산 타선이라면 해리거를 1번은 공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LG는 야구센스가 강한 선수들이 많고 대관중 앞에서 120% 실력을 끌어내는 바람의 야구를 컬러로 하는 만큼 확실한 선발 때 승을 챙기며 분위기를 몰아가면 의외로 쉽게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양팀의 대결은 한 쪽이 3연승을 해도 분위기를 넘겨주면 4연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코칭스테프와 선수단이 팀의 사기 유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또한 종반 승부에서 총력전을 벌이는 만큼 어떻게 소모전을 최소화 시키느냐에 최종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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