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등 현대그룹 주식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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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 등 현대그룹 주식과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 주식들이 17일 외국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매도공세를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

증권관계자들은 이날 현대그룹 주식의 폭락세는 자금난 위기 재발 가능성이 부각중인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에 대한 논란과 현대증권.현대투신증권.현대투신운용의 외자유치 차질 우려 등에서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17일 주식시장에서 현대전자 주식은 크레디리요네(CL) 증권을 통해 281만주가 매도된 것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또 출자전환에 대한 재정경제부 장관의 부정적 언급이 전해진 현대건설 주식도 가격제한폭까지 밀리며 하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AIG 보험그룹으로부터 1조1천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는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현대증권 주가도 14.81%나 폭락했다.

이밖에 현대상사 주가가 10.48%, 현대상선 주가가 5.98% 급락하는 등 현대그룹 주식들이 일제히 큰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편 계열분리로 인해 현대그룹으로부터의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현대차 그룹 주식들도 현대차가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대규모 매도물량으로 인해 하한가에 가까운 13.85% 폭락했다.

또 인천제철과 현대정공 주식이 7.75%와 6.17% 하락했다. 이에 비해 기아차 주식은 낙폭이 1.86%에 머물렀다.

이주안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에 대한 논란이 현대그룹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현대전자의 실적 발표로 반도체 가격하락의 영향이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 폭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전자는 이날 국내 본사를 기준으로 3.4분기에 매출액 2조4천640억원, 영업이익 6천460억원, 경상이익 1천300억원, 당기순이익 660억원 등의 실적을 발표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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