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무역수지 112억달러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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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단가가 상승하고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올해 무역수지를 112억1천만달러나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이 분석한 '올해 1∼8월중 원유 등 특정품목의 가격변동이 교역조건 및 무역수지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원유 수입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8% 상승하면서 원유 수입금액이 74억1천만달러나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수출가격은 각각 5.7%와 14.3% 하락하면서 수출액을 38억달러 감소시켜 전체적으로는 이들 3개 품목이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112억1천만달러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함께 총수입단가에서 원유를 제외할 경우 작년동기 대비 상승률은 18.3%에서 8.1%로 10.2%포인트 낮아지고 총수출단가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제외시키면 상승률은 3.8%에서 10.3%로 6.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유와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단가를 제외하면 올해의 순상품 교역조건은 12.4% 악화에서 2.0% 개선으로 반전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같은 결과는 원유와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일부 특정품목의 수출입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 품목의 가격변동이 교역조건과 수출입, 무역수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유가격 급등은 외부요인에 따른 것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원유비축 증대와 대체에너지 개발, 에너지소비 절약 노력 강화 등을 통해 원유가격 상승이 수입단가 상승과 교역조건,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함께 "우리나라의 수출은 정보통신과 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취약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들 품목의 해외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전체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견실한 수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공업은 물론 굴뚝산업인 재래업종 분야에서도 기술혁신과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면서 "업체측에서는 연구개발투자 확대와 품질 향상,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부품산업 육성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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