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라마서 기녀역 맡은 오정해

중앙일보

입력

"기생은 몸 파는 여자가 아니라 시대를 잘못 만난 예술가였죠."

서편제의 '송화', 태백산맥의 '소화'를 통해 나름의 이미지를 구축했던 오정해가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다.

18일부터 방영하는 KBS2 특집기획 드라마 〈천둥소리〉(수·목 밤9시50분)에서 기생 이매창 역을 맡았다. 사별한 동생 허난설헌과 닮았다는 이유로 허균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인이다.

"캐스팅된 후 서점엘 들렀어요." 허난설헌과 이매창에 관한 인물연구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매창과 허난설헌의 시를 읽었죠. 타고난 재능과 내면적인 꿈을 누르고 사는 여성의 모습, 두 사람이 정말 닮았더라고요."

특히 이매창은 시와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판소리도 하고, 가야금도 직접 연주할 생각이에요." 이매창의 이미지를 어떻게 그릴지 묻자 대뜸 한복 이야기를 꺼낸다.

"한복을 입으면 내면의 모습이 고스란히 표출되죠. 하지만 이매창은 한복을 입고도 자신의 내면을 삼키는 여인입니다. 허균을 사랑하지만 죽을 때까지 단 한번의 잠자리도 갖지 않아요." 그래서 중국 배우 공리를 아주 좋아한다. 현대적인 의상을 입어도 중국적인 이미지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첫 드라마 출연 소감은 어떨까. "영화와는 많이 달라요. 몇달간 한 작품을 같이 하면서 인간적인 정이 드는게 영화 작업이죠. 그런데 TV 드라마는 스케줄이 빡빡해요. 촬영이 끝나면 각자 일들로 바쁘죠."

영화와 TV 드라마를 굳이 가릴 생각은 없다고 한다. "지금도 영화 출연 섭외는 자주 들어와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오정해의 변신'같은 제안을 많이 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어떤 역할이든 제 마음에 들어야 배역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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