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네덜란드에서 한국까지 자본주의 500년 역사 반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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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차없는 자본주의
조이스 애플비 지음
주경철·안민석 옮김
까치, 520쪽, 2만원

자본주의를 반성하는 시대다. 계기는 세계를 덮친 경제위기다. 월가의 ‘점령(Occupy) 시위’가 표출하는 분노도 크게 보면 반성이다. 미국 역사학회장을 역임한 저자 조이스 애플비는 자본주의 500년 역사를 돌아보는 이 책을 쓰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진 듯하다.

 ‘자본’은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까지 가는 바닷길을 찾아낸 때인 15세기 말부터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뭉칫돈이라고 다 자본이 아니다. 선박의 침몰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험사업에 투자하는 돈, 그것이 자본이다. 그런 사적 투자의 원칙과 전략이 지배적인 때가 도래하면서 비로소 ‘자본(capital)’에 ‘주의(ism)’ 가 붙었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물결이 네덜란드와 영국을 거쳐 산업혁명이란 대변혁을 낳고, 후발산업국 독일·미국·일본, 그리고 전후 아시아의 한국과 중국·인도로 파급되며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추적한다. 자본주의는 오늘날 일면 위기다. 하지만 저자는 자본주의가 가차 없긴 해도 역사가 보여주듯 자정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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