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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증시 명암 … 자동차부품·섬유↑ 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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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증시엔 벌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관련주로 분류되는 수입육 유통주들은 22일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과 섬유업체 주가도 급등했다. 그러나 제약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쇠고기 관련주’인 한일사료와 에이티넘인베스트·대국은 모두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늘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쇠고기 다음으로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주도 급등했다.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1.62% 올랐다. 한일이화는 3% 이상 뛰었고, 성우하이텍과 만도도 1~2%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부품에 적용하는 관세는 2.5%로, FTA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 대미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상무)은 “FTA 대표 수혜주가 자동차 부품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시적 호재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송 센터장은 “그동안 호재가 없어 FTA라는 이벤트가 일시적으로 주가에 반영됐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려면 완성차 업계가 성장을 해야 하는데 올해 여러 가지 여건상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부품업체의 원가가 떨어지는 게 곧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납품단가 인하라는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이 그리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승용차 관세는 FTA 발효 후 5년째에 완전히 철폐되는데 한국시장은 발효 후 즉시 관세율을 8%에서 4%로 낮추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업체가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날보다 1% 넘게 하락했다. 보령제약과 대웅제약·한미약품 등 제약주도 다국적 제약사와의 특허권 분쟁 우려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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