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사모펀드, 부동산 투자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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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사모펀드가 한류와 부동산 관련 투자를 크게 늘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사모와 공모 방식을 합친 국내 펀드 설정액은 311조1661억원으로, 국내 펀드시장이 최대 활황이었던 2009년 4월 22일보다 82조원 줄었다. 공모펀드가 276조3227억원에서 201조3426억원으로 75조원 줄었다. 반면 사모펀드는 7조원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09년 29.8%였던 사모펀드 비중은 35.3%까지 올라갔다.

 입김이 세진 사모펀드는 특별자산 투자를 늘렸다.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2009년보다 7조7566억원 증가한 16조652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별자산펀드에는 선박·원자재 등과 최근 활발히 조성되는 영화·뮤지컬 펀드 등이 포함된다. 공모펀드의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에 34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트 관련 펀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성공 사례가 늘어나자 큰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는 부동산펀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난다. 2009년 4월 사모펀드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7조3680억원이었으나 지난 17일에는 15조4708억원으로 8조원 이상 증가했다. 로투스 투자자문 박성진 사장은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큰손’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은 줄이고, 안정성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관련 상품과 채권형에 투자 규모를 늘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한류가 새로운 국제적인 문화 흐름으로 자리 잡자 이에 대한 투자가 큰손들 사이에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전통적인 안전형 자산인 채권 투자도 크게 확대했다. 사모펀드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009년 4월 28조7158억원에서 17일 34조9253억원으로 6조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6조4672억원에서 10조3856억원으로 3조8000억원가량 늘렸다. 주식형펀드는 펀드가 가장 활성화됐던 시점과 비교하면 공모펀드가 36조7000억원, 사모펀드가 1조5000억원어치 감소해 전체적으로 38조원 규모가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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