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의 숨어있는 저력

중앙일보

입력

애슬레틱스와 양키스의 디비전시리즈 최종전은 '팀의 저력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준 경기였다.

젊은 파워와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애슬레틱스의 초반기세를 꺾지 못하면 분위기에서 밀릴 것이라는 양키스의 판단은 당연한 것이었다. 문제는 과연 양키스가 뜻대로 경기를 끌어갈 수 있느냐에 쏠렸다.

양키스의 전략은 초반 대량득점에 의해 상대의 기를 죽이겠다는 이른바 사기 고사(枯死)작전. 1회초 선두 척 노블락이 초구를 우전안타로 두들기며 상대선발 길 헤르디아를 흔든것이 작전 개시와 동시에 이뤄졌다.

티노 마르티네스가 친 3타점 싹쓸이 중월 2루타는 볼카운트2-1에서 낮게 흐르는 빠른공을 손목으로 끌어내는 엄청난 파워와 배팅기술의 절묘한 결합이었다. 생각지도 않은 1회 구원등판에 긴장한 제프 탬도 강도'7'의 지진이 강타한 이후의 여진을 막아낼 순 없었다.

6-0이란 스코어는 내일이 없는 경기의 특성에 비춰볼 때 양키스의 추가점이 어느 시점에서 터지느냐가 관건이었다. 5회 데이빗 저스티스의 우월 쐐기포가 터지며 든든한 불펜의 양키스는 승리의 확신을 얻었다.

애슬레틱스는 초반 대량 실점을 했지만, 공격한번 해보지 못한 첫 수비에서 당한 일격이기에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이 있었다. 필사의 추격을 전개한 2회부터 4회까지 5점을 따라가며 상대를 위협했지만 3번의 기회 모두 추가점이 아쉬웠다.

양키스처럼 한 번 잡은 기회의 끈을 잡고 늘어지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주포인 제이슨 지암비가 2회 4회 9회등 해결해야할 상황에서 안타를 쳐주지 못한 것이 역전에 이르지 못한 원인이다.

유일하게 5차전까지 이어진 두 팀의 디비전시리즈는 애슬레틱스의 선전이 돋보였고, 큰 경기를 경험한 젊은 오클랜드군단에겐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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