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질 부른 아빠와 딸 페북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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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페이스북에 부모 험담을 늘어놓은 딸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며 딸의 노트북 컴퓨터에 권총을 발사하는 아버지의 유튜브 동영상. [AP=연합뉴스]

15살짜리 딸이 페이스북에 자신의 험담을 올리자 이에 격분한 아버지가 딸의 노트북에 권총을 쏘는 영상이 나돌아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올려진 8분짜리 동영상은 열흘 만에 조회수 2700만 이상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클릭수만큼이나 인터넷은 찬반양론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에 공개된 이 동영상의 제목은 ‘페이스북에 대한 부모의 지침(Facebook Parenting)’.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권총을 쏜 아버지’ 토미 조던(45)은 삼각대 위에 놓인 동영상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식이 페이스북에 나쁜 내용을 안 올린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 제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한번 읽어드리겠다”며 15세인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불평불만들을 읽어 내려갔다. “놀 시간이 없다” “나는 당신들의 노예가 아니다” “엄마 아빠가 늙어 거동하지 못할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을 것” 등의 험담이 주 내용이었다.

 페이스북 노트는 원래 그의 딸 해너가 가족들이 보지 못하도록 ‘사생활 보호’ 장치를 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IT 업체를 운영해 이 분야 기술에 매우 익숙한 사람이었다. 해너는 전에도 이런 불경스러운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가 꾸중을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버지가 딸의 노트북 컴퓨터를 수리하면서 페이스북에서 다시 이런 노트를 발견한 것이다. 조던은 딸의 컴퓨터를 망가뜨리고 동영상을 공개해 망신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에 이런 글을 두 번 다시 올리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했는데, 정말 실망”이라며 “집안일을 돕는데 돈을 내라고? 집에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말이냐”고 딸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노려보며 “이 동영상은 해너의 반항적인 투고를 귀여운 행동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모든 친구에게 던지는 경고”라고 했다.

 동영상 마지막 에 조던은 일어나 딸의 노트북 컴퓨터를 풀밭에 놓고는 자신의 45구경 권총을 꺼내 9발을 쐈다. 조던은 “언제쯤 너에게 외출이 허용될지 모르겠는데, 그때쯤 새 노트북 컴퓨터를 사도록 해라. 네가 살 수 있을 때에”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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