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올리고 싶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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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과 더불어 본격 수험생활 체제로 들어섰다. 학습 상담을 하다 보면 학생들의 학습태도와 교육과정이 요구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성적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수능시험 성적 향상을 위해 고려할 점을 찾아봤다.

 우선 교과서에 모든 해법이 있다.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성적과는 무관하게 교과서의 중요성, 즉,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지 못하다. 수능시험을 비롯해 대학별 고사까지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지만 그 근간은 교과서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교과서 수준의 실생활에 응용하는 것이다. 교과서의 단원별 학습목표와 학습활동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수능 고득점의 길이요,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지적하고 싶은 점은 기본기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수업량을 늘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정규 수업시간 외에 단과수업·과외·인터넷 강의 등 수업으로만 기본기를 채우려는 것이다. 적절한 수업, 그 수업을 통한 학습방향, 자기지식으로의 전환을 위한 충분한 자습 등이 이어져야만 논리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외우려고 하지 마라. 기본 개념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깨우치면 중간 중간에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사항이 있는데, 스스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면 반드시 그런 사항을 기억할 수 밖에 없다. 즉 논리적 체계를 이해하려면 논리전개에 필요한 사항은 꼭 기억해야 하는데, 이렇게 전체 속에서 위치를 잡아두면 저절로 기억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워야 할 것은 차례이다. 차례를 외우는 이유는 모든 책은 나름대로의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쓰건 가장 독자가 편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체계를 선택하려 노력하는데, 교과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대부분 가장 큰 논리체계가 차례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는 차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수동적이어서도 안 된다, 생각하며 들어라.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든,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든 고사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어던 체계로 설명하는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수업을 들어야 한다. 아무런 느낌이 없는 참고서 풀이와, 수업현장에서의 풀이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음을 모른다면 그 수업시간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이런 학생들이 수업의 비효율성을 운운하면서 혼자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비효율적 공부만 할 뿐이다.

 의문이 없는 공부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리를 쓰면서 공부하는 것의 특징은 끊임없이 의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공부의 본질은 단편적인 여러 지식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떤책도 그 관련사항을 낱낱이 밝혀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항상 설명이 부족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알고있는 논리체계로 이것저것을 연결시키다 보면 자연 많은 의문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런 의문이 떠오르지 않는 공부라면 처음부터 잘못된 공부다.

 자신의 논리체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교사에게 질문을 해서 확실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은 절대 시간낭비가 아니다. 이런 과정자체가 원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이다. 그래야 수능이나 대학별 고사에서 요구하는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이 풍부해진다.

<최동규 강남청솔학원 일산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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