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SK '무서운 꼴찌'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막판에 '꼴찌 주의보' 가 내려졌다. 각 리그 최하위 해태와 SK가 번번이 상위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매게임 승패에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가 걸려 있는 상위팀에 이들 꼴찌팀의 반란은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피해자는 LG. 롯데와 매직리그 1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LG는 해태에 지난 3, 4일 연속으로 졌다.

10연승을 달리며 팀 최다연승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었던 LG의 무서운 상승세에 해태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지난 3일 경기에서 LG는 해태 좌완 선발 오철민과 마무리 이병석에게 꽁꽁 묶이며 0 - 2 완봉패의 수모를 당한 데 이어 4일에는 막판 뒷심을 발휘한 해태에 4 - 5로 역전패했다. LG는 두 경기에 최향남.해리거 등 에이스를 투입했기에 충격은 적지않아 보인다.

LG는 올해 해태에 유독 약했다. 해태와의 19경기를 모두 소화한 결과는 8승10패(1무).

승률 1위 현대(9승8패)나 막강 화력의 두산(9승7패) 등 상위팀들에 우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태 관계자는 "해태의 전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온 두 팀의 라이벌 의식 때문에 LG만 만나면 어느 때보다 투지가 강해지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SK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올림픽 휴식기 이후 벌어진 다섯경기에서 3승2패를 거뒀다.

지난 3일에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다투는 삼성을 3 - 1로 꺾어 삼성을 4연패의 수렁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SK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투수진의 안정에서 비롯된다.

콜.오상민.김원형 등이 선발투수로서 제몫을 해주고 있으며, '무서운 새내기' 이승호는 전천후 출격 대기다.

시즌 중반까지 앞서가던 경기를 뒤집혀 무너지던 팀 컬러도 달라져 이제는 어떤 팀보다 끈질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는 앞으로 LG.롯데와 두 경기, 삼성과 한 경기가 남아 있다.

해태는 롯데와 무려 다섯차례 경기를 해야 한다. 이들의 계속된 분발은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두산.삼성과 LG.롯데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