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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무서운 호랑이도 없는데 꼬부랑 할머니는 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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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꼬부랑 할머니가/두부 일곱 모 쑤어 이고/일곱 밤을 자고서/일곱 손주 만나러//한 고개 넘어섰다/두부 한 모 놓고/길 잃고 밤새 헤맨/아기 노루 먹으라고(…)”

 신경림 시인의 동시 ‘꼬부랑 할머니가’에 윤문영의 그림을 엮어 만든 『꼬부랑 할머니가』(계수나무)의 삽화입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라며 협박하는 호랑이도 없는데, 꼬부랑 할머니의 마음이 너무 고와 탈입니다. 한 고개 넘을 때마다 배고픈 다람쥐·꿩·산토끼·오소리·산비둘기가 맘에 걸려 두부 한 모씩 놓고 갑니다. 마지막 연은 이렇게 끝납니다.

 “일곱 고개 넘으니/일곱 손주 기다리는데/두부는 안 남고/한 모 밖에 안 남고”

 한 모 밖에 안 남았어도 일곱 손주는 행복할 겁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은 아무리 나누고 나눈다 한들 줄어들리 없으니까요. 글쎄, 할머니 보다 두부를 더 목 빠져라 기다렸던 녀석이라면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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