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산책] 전통상품 광고 전략

중앙일보

입력

'까스활명수.칠성사이다.코카콜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수(長壽)상품들의 광고는 제품의 내용을 홍보하기 보다는 정겹고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아이디어로 승부 하는 신제품 광고와 달리 브랜드의 힘을 광고로 연결한다.

최근 제작한 장수 상품의 광고에도 이같은 공통점이 있다.

동화약품 까스활명수Q는 국내 최장수 의약품 '부채표 활명수' 의 전통을 활용했다. 까스활명수 하면 '부채표' 를 떠올리게 하려는 것이다.

임금과 중전이 진수성찬을 즐기고 있다. 갑자기 임금이 복통을 호소하자 시중을 들던 내시가 급히 활명수를 가져온다. 그 와중에 중전은 활명수 병을 유심히 살피며 '부채표' 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활명수를 마신 임금은 감쪽같이 낫는다. 중전은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과시하듯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니니라" 고 외친다.

칠성사이다는 전통적 상징인 7개의 별과 녹색 배경, 화면 가득 퍼지는 탄산가스 방울을 그대로 이어 간다.

날씬한 몸매의 20대 여성이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꽉 끼는 청바지를 입기 위해 온 신경을 써가며 바지를 끌어 올린다. 겨우 입는데 성공, 단추를 잠그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순간 단추가 떨어진다.

허탈함을 감추기 위해 칠성사이다를 마시며 기분을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촌스러우면서도 친숙한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올림픽을 활용한 코카콜라 광고는 시골 마을의 TV가 있는 가게가 배경이다. 농사를 짓다 잠시 쉬러 온 농민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러 몰려든다.

순간 아이 하나가 시골 분위기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련된 음료 진열장에서 코카콜라를 꺼내 마시자 이를 본 주민들도 함께 코카콜라를 마신다.

"하나된 마음이 승리를 만듭니다" 라는 메시지가 함께 전해진다

코카콜라의 이국적인 브랜드와는 달리 토속적이지만 시골과 시골주민들의 땀흘린 모습은 소비자로 하여금 정겨움을 느끼게 해준다.

대홍기획의 이현준 부장은 "장수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해 광고로 설명을 하기 보다는 브랜드를 다시 한 번 각인하거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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