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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기준에 걸린 대기업 계열사들 긴장

중앙일보

입력

2차 기업 구조조정의 퇴출기업 판정 기준이 윤곽을 드러내자 각 그룹은 해당 기업이 없다면서도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채권단에서 흘러나온 ▶빚이 5백억원이 넘으면서▶대출금 이자를 연체하고 있거나 이자를 낼 만큼 돈을 못 버는 기업 등의 기준으로 따지면 대부분의 그룹에 퇴출 대상이 끼여 있기 때문이다.

모 그룹 관계자는 "순익.부채비율만 보면 몇개 회사가 판정기준 선상에 걸린 상태지만 이들 기업도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증자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치만 갖고 부실 판정을 내리면 곤란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퇴출기업을 선정하는 주체인 채권은행들은 객관적인 자료 외에 주관적인 요소를 가미할수록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등 서너개 업체가 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부채비율.이자보상배율 등이 퇴출 기준에 해당되지만, 채권단과 재무개선 약정을 맺어 이행 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산업개발은 이자보상배율이 1.04로 1을 넘어섰으며, 부채비율은 동종 업계 평균(2백40%)보다 낮은 1백56%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영업이 잘돼 액화천연가스(LNG)선 두척을 늘리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으며, 올해 매출이 5조원에 이르는 등 사상 최대 호황이라고 주장했다.

자체 구조조정 중인 현대석유화학도 채권단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은 올해 큰 흑자가 예상되며 자구노력을 적극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이 2백% 이상인 3개 계열사에 대해선 ▶자본금을 4천억원으로 늘렸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고(삼성상용차)▶업종의 경기 전망이 밝으며(삼성중공업)▶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연내 5천억원의 자구노력(증자 2천억원, 자산매각 3천억원)까지 할 계획(삼성종합화학)이어서 퇴출당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LG는 LG건설이 동종업체 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편인데다 상반기 흑자를 냈고, LG산전은 국내시장 1위 사업인 전력기기 등 사업 기반이 탄탄하다고 주장했다.

SK그룹은 SKC가 퇴출 명단에 끼었다는 루머를 적극 해명했다.

SKC는 ▶설비를 증설하면서 부채비율이 3백44%로 높아졌으며▶상반기에 2백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보유 계열사 주식.부동산을 팔아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10% 안팎으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쌍용그룹은 모기업인 쌍용양회가 지난해 말 부채가 3조9천9백억원(부채비율 3백20%)이고 이자보상배율도 0.56이어서 내심 고심하고 있다.

쌍용측은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것은 쌍용자동차 빅딜 과정에서 부채 1조7천억원을 떠안았기 때문이며 쌍용양회 자체의 영업상 부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쌍용양회는 지난달 말 일본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억5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고, 쌍용정보통신 지분과 삼각지 그룹 사옥 부지와 인천 물류기지 등 부동산을 팔아 올해 안에 1조원 이상의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동양그룹은 "업종 자체가 장치산업이면서 수익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양메이저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42로 양호한 편이어서 퇴출 대상이 될 이유가 없다" 고 주장했다.

코오롱은 지난해 말까지 부채비율을 1백57%로 낮췄고, 이달 말까지 사업구조조정 계획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오롱호텔이 올 상반기 영업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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