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구조 발표 100일] 국내선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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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 생명공학연구소의 간암.위암 진단용 DNA칩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인체지놈 연구에 사용했던 DNA 1만개를 지난 7월 중순께 미국에서 복제해와 곧바로 응용할 수 있었기 때문.

인체지놈 발표 이후 국내 바이오 연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전자 관련 벤처기업이 급증하는가 하면 정부의 지원책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정보통신과 함께 21세기 양대 '황금산업' 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바이오벤처협회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바이오 벤처업체 수는 약 3백50개. 지난해 2백여개사에 비하면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이중 인체지놈 관련 연구를 하는 업체는 3~5%지만 전반적으로 바이오산업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인체지놈 관련 연구는 질병 진단과 예방에 집중되고 있다.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 종류로 치면 DNA칩과 단백질칩이 주 연구 대상이다.

경북대는 최근 한국인 모발에서 찾아낸 유전자 3천개를 올려 놓는 DNA칩을 개발했고, 과학기술원 의과학연구센터는 DNA칩과 판독기를 개발 중이다.

벤처기업인 프로테옴텍.프로테오젠 등은 단백질칩을, 바이오메드랩은 자궁경부암 진단용 DNA칩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10만개의 기능성 유전자 해독을 추진하고 있는 마크로젠은 한국.일본.중국.몽골을 연결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을 통해 DNA칩 개발의 기초가 되는 몽골리안 지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지원도 이들 바이오 연구의 붐을 부추기고 있다.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을 통해 매년 1백억원씩 10년간 지원키로 한 과학기술부는 '위암.간암 유전자 및 단백질 초고속발굴' 등 총 40개 연구과제를 최종 확정,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올해부터 2010년까지 1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과기.교육.산자부 등 7개 부에서 매년 2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 바이오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 김용성(46)박사는 "최근 일고 있는 생명공학 붐은 국내 바이오 기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체지놈 발표 이후 일고 있는 국내 바이오산업 열풍을 정보통신 벤처의 '거품' 에 빗대기도 한다. 상당수가 영세한 데다 대학교수나 연구소 연구원들이 '부업' 처럼 시작한 벤처창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 이헌규 정책실장은 "설사 거품이 있더라도 지금 바이오산업을 적극 육성하지 않으면 21세기 최대 유망산업을 잃게 될 수 있다" 며 "우수인력 확보, 막대한 창투자금 유입, 대기업 참여 등 연구 환경이 좋아지는 만큼 단기간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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