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경기 조작 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기 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프로야구가 휘청이고 있다. 서울 연고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의 문성현 투수가 “경기 조작 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자진신고함으로써 프로야구에서도 최소한 경기 조작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프로야구단은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미국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두산 베어스는 15일(한국시간) 코칭스태프를 빼고 선수들끼리 미팅을 했다. 두산 주장 임재철은 “혐의가 있다면 자진신고하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우리 팀에는 경기 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다.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훈련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히며 “이번 기회에 프로스포츠에 퍼진 불법 승부 조작과 베팅이 뿌리 뽑힐 수 있길 바란다.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KIA와 한화도 주장이 미팅을 소집했다. 김남규 한화 매니저는 “선수단 미팅에서 자진신고를 권유했다. 선수들을 믿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경기 조작에 연루된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KIA 내야수 박기남도 “여기서는 경기 조작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흉흉한 소문은 끊이지 않는다. 허위 제보도 있었다. 전직 유명 선수를 사칭한 A씨는 한 방송사에 “조직폭력배와 코치까지 연루됐다. 정규시즌 후반에 실책을 범하는 방식으로 승부 조작을 했다”고 제보했다. A씨는 같은 휴대전화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조사는 잘 돼 가고 있느냐”고 말하다 꼬리를 밟혔다. KBO 측은 “유명 선수를 사칭해 거짓 제보를 했다.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A씨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고 밝혔다.

하남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