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 품귀 다소 풀려

중앙일보

입력

부동산시장의 가을 성수기가 끝나면서 아파트 거래시장이 잠잠하다.

중개업소마다 매물은 쌓여 가는데 찾는 발걸음은 거의 끊겼다.전세는 가격 안정세 속에 품귀현상이 다소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물건은 모자라는 편이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텐 커뮤니티가 조사한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서울지역 매매가는 전주보다 0.12%, 전세가는 0.33% 각각 올랐다.

지난주 매매 0.18%, 전세 0.82%의 변동률에 비하면 상승폭이 작아져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아파트를 사려고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 '며 "최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고 전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의 가격 폭락을 의식한 수요자들이 부동산 보유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금천구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계속 하락해 9월말 현재 1월보다 0.39%나 떨어졌다.

노원구는 1월보다 매매가격이 0.6% 오르긴 했지만 투자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은행 이자율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을 경우 집을 보유하는 것은 결국 자산손실이 되는 셈이다.

전세물량은 여전히 모자란다.

그러나 물량이 소진되는 기간은 많이 길어졌다. 품귀현상이 벌어졌던 지난 여름엔 전세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계약됐지만 요즘은 이것저것 따져볼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단지별로 두드러진 변동이 없는 가운데 광진구 광장동 구의현대9단지 아파트는 매매와 전세가 모두 약세다.

인근 10단지가 새로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 총 1천2백50가구의 대규모 단지여서 기존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평형(-3.57%)매매가는 지난주보다 5백만원가량 떨어진 1억1천만~1억6천만원, 33평형(-2%)은 2억2천만~2억7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상.하한가 폭이 큰 이유는 동별.향별 선호도 차이가 크기 때문. 전셋값도 평형별로 5백만원 가량 떨어져 25평형은 9천5백만~1억원, 33평형은 1억3천만~1억4천만원이다.

재건축 급물살을 타고 11월께 이주를 시작할 문정동 주공아파트 전세가도 약세다.

신도시는 평균 매매가 0.05%, 전세가 0.13% 상승에 머물렀다.

백궁동 느티공무원 4단지 소형 평형의 매매가만 조금 올랐다.전셋값이 비싸 매매로 마음을 돌린 수요자들이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일산.산본 등지의 시세도 변함없다.

경제불안에 대한 위기의식은 당분간은 부동산시장을 부동(不動)상태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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