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 거지인가봐" 말에 대형서점서 망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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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자신을 모욕한 것으로 오인해 휴가 나온 군인을 둔기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노숙인 서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 책을 읽으려고 강남구의 한 대형서점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점 안에 있던 한 남자가 “냄새가 나네. 거지인가 보다”라고 혼자 말하는 것을 듣고 화가 났다. 서씨는 곧바로 서점 밖으로 나갔다가 5분 후 돌아와서는 책을 보고 있던 군인 권모(23)씨에게 다가가 망치를 휘둘렀다. 권씨가 놀라 두 손으로 막는 과정에서 뒷목 등에 상처를 입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서점 직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 당시 서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서씨를 모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인데 권씨라고 착각해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목수라서 망치를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가 수유리에서 1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이라고 번복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망치가 새것인 걸로 봐서 서점을 나간 뒤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서씨가 정신병력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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