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때 포기한 약사의 꿈, 쉰 넘어 이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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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해 56세인 김우일(사진)씨. 그는 22일 영남대에서 약학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최근 발표된 약사 국가시험에도 합격했다. 약사로서의 ‘인생 2막’을 열게 된 것이다.

 그의 ‘인생 1막’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경북고를 졸업하고 1977년 영남대 약대에 진학, 개인 사정으로 1학년을 마치고 미등록 제적을 당한 뒤 2009년 3월 2학년에 재입학했다. 그리고 35년이 지나 마침내 졸업하게 된 것이다.

 “약대에서 제적된 뒤 다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뒤 증권사를 거쳐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며 상당한 직위까지 올라갔죠. 하지만 무언가 허전했습니다.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96년 명예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았습니다. 결국 빈털터리가 됐어요.”

 그는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생맥주집을 시작했다. 재기에 성공했고 50대 들어 경제적 기반도 탄탄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허전했다. 그는 20대에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과감히 약대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각오는 남달랐지만 30년 만에 다시 시작한 공부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는 “자신들 시험 준비만으로도 벅찼을 텐데 도와 준 학우들과 교수님들에게 다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제 그에겐 소박한 꿈이 생겼다.

 “환자였을 때를 잊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약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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