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상복합 ‘강북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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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 강북 지역에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가 잇따른다. 사진은 내년 1월 용산구 동자동에 입주 예정인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서울.

의사인 김모(51)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을 떠나 강북지역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주상복합 아파트 268㎡형(이하 공급면적)으로 이사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거쳐 역삼동 아이파크에 살았던 김씨는 “강남을 떠나면 좀 불편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며 “거실에서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보고 인근 서울숲으로 산책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고층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강북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당초 주상복합이 고급주택으로 떠오른 강남지역보다 요즘은 강북지역에서 더 큰 인기를 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타워팰리스가 입주한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강남권과 강북에 1만6000가구(41개 단지)가 들어섰다. 이 기간 강남권에선 5100여 가구(9개 단지)가 입주한 데 그쳤고 나머지 1만여 가구(32개 단지)는 강북지역에서다. 강남권에선 2008년 이후 입주가 뚝 끊기다시피 한 반면 강북에선 2008년 용산 파크타워, 2009년 공덕동 롯데캐슬프레지던트, 2010년 남산 트라팰리스, 2011년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등 한강변이나 남산 주변과 용산 근처에서 대거 입주했다. 올해도 강남에 입주하는 주상복합은 없지만 강북에는 6월 메세나폴리스와 8월 용산 센트레빌아스테리움 등이 잇따라 집들이를 한다.

 강북 고급 주상복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강남보다 낡은 주거지가 많은 강북에 도심 재개발이 활발해서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 용산,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진 한강변, 조망권이 탁월한 남산 주변 등은 조망권과 교통 등 입지여건이 뛰어나 고층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기 적당하다는 것이다. 강북 주상복합들은 시세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부분 새 아파트인 데다 한강·용산공원 등 조망권이 탁월하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주상복합은 타워팰리스1차(415㎡형 63억원)이지만 갤러리아포레가 지난해 7월 입주하면서 타워팰리스 시세를 넘보고 있다. 이 아파트 377㎡형은 52억원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미국에서 센트럴파크 주변의 주상복합 인기가 높은 것처럼 국내에서도 조망권과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심 주상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주상복합 아파트

같은 단지에 상업공간이 함께 들어서는 아파트를 말한다. 상업공간은 상가·업무시설 등으로 지어진다. 대개 상업공간 면적이 전체의 30% 이상이어야 한다. 주로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 들어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지상건축연면적 비율)이 높고 층수 제한이 없어 고층이 많다. 생활편의시설을 잘 갖춰 생활이 편리하고 고층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주택형이 커서 중소형보다 중대형 주택이 많다. 고급 마감재가 쓰이고 고층이어서 건축비가 많이 들어 가격도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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