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여자농구, 4강 고지 점령

중앙일보

입력

8강도 어렵다던 한국 여자 농구가 올림픽 4강 고지를 밟았다.

한국은 27일 벌어진 8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프랑스를 68-59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여자 농구의 올림픽 4강 진출은 1984년 LA올림픽(은메달 획득) 이후 16년만이다.

전후반 한차례 교체도 없이 안팎 살림을 책임진 정은순(삼성생명·9득점)·전주원(현대건설·13득점) 두 ‘주부선수’의 투혼이 승리를 일궈냈다.정은 스테파니 비브노(1m94㎝·6득점)·이자벨 피잘코스키(1m95·18득점) 등 프랑스의 장신 센터진과 벅찬 몸싸움을 벌이며 골밑을 지켰다.

전주원은 로르 사바타(무득점)·야니크 수브르(3득점) 등 가드진을 완벽하게 제압했다.전은 또 전·후반 중반 이후 한국이 승부수로 택한 지역 수비 앞선을 이끌며 골밑으로 투입되는 패스를 철저히 차단해 어렵게 잡은 리드를 지키는 주역이 됐다.

힘겹게 앞서 나가던 살얼음판 승부는 전반 내내 부진하던 박정은(삼성생명·11득점)의 장거리포가 불을 뿜으면서 한국쪽으로 기울었다.박은 35-35 동점을 허용한 후반 5분 그림같은 3점슛을 명중시켰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프랑스의 수비가 외곽으로 치우치자 양정옥(신세기·15득점)·정은순의 골밑 돌파로 연속 득점,점수차를 벌려 11분쯤 48-39로 앞섰고 이때부터 한국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비쳤다.프랑스가 골밑 공격으로 15분쯤 55-49까지 추격하자 박정은은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려 58-49로 벌리면서 승부는 명암을 드러냈다.

프랑스는 한국의 변형 2-3 지역수비를 뚫지 못했다.한국은 뒷선의 정선민(신세계·13득점)·박정은이 앞선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정을 만드는 전술로 프랑스의 가드진을 교란했다.프랑스는 외곽슛이 부정확해 골밑으로 볼이 투입되지 않을 경우 득점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에 위기가 있었다면 오히려 경기 초반이었다.전반 4분쯤 11-3으로 앞섰다가 연속 3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7분쯤 11-15로 역전당했을 때는 버거움이 느껴졌다.이 고비에서 정선민(신세계)이 빛났다.정은 프랑스 장신 센터진 너머로 연속 3개의 점프슛을 성공시켜 숨통을 텄다.

한국은 4강에 진출,당초 목표(8강)을 초과 달성함으로써 준결승에서 부담없는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4강에 진출한 팀들은 막강한 전력을 갖고 있지만 예선에서 러시아·쿠바를 연파한데 이어 프랑스도 꺾은 ‘도깨비팀’ 한국의 메달권 진입이 기대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