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은 삼성효과,이태원선 장동건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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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 강남구 청담동에 빌딩 소유주인 A씨는 빌딩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도 손사래를 친다. A씨의 빌딩 가격은 현재 200억원 가량. 하지만 A씨는 250억원을 줘도 안 팔겠다고 말한다. 삼성, 신세계 등 대기업이 이 지역의 빌딩 매입에 열을 올리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갖고 있으면 나중에 대기업이 사줄텐데 왜 '헐값'에 매각을 하느냐"며 "삼성이 사들인 빌딩은 값을 시세보다 두배나 쳐줬기 때문에 대부분의 빌딩 주인들은 당분간 빌딩을 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용산구 이태원. 빌딩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 지역 부동산 업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배우 장동건이 지난해 하반기 한 건물을 사들이면서 이 일대 빌딩값이 치솟아서다.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났는데 주인들은 터무니 없는 가격을 요구한다. D공인 관계자는 "장동건씨가 시세보다 억원 더 주고 빌딩을 매입한 이후, 주인들이 값을 너무 올려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청담동과 이태원의 빌딩값이 들썩이고 있다. 기업이나 연예인들이 시세보다 비싼 값이 빌딩을 매입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는 탓이다.

청담동 땅값 3.3㎡당 2억원 넘어

청담동 일대 땅값은 지난 2009년 말 3.3㎡당 평균 1억원이었다. 하지만 삼성이 300억원짜리 건물을 600억원에 매입한 이후인 2010년부터 가격이 치솟기 시작해 같은해 말 1억5000만~1억6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억원을 넘는다. 특히 대로변의 경우 최고 3억~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현재 삼성과 신세계 등의 빌딩 매입은 진행형이다. 청담동 M공인 관계자는 “신세계와 삼성이 현재 청담동에 보유하고 있는 건물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분더샵 등 10채가 넘는다”며 “그럼에도 빌딩 매입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연예인이나 부유층들의 투자도 끊이지 않고 있고, 명품숍이 늘어나면서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 청담동 C공인중개 관계자는 "압구정로 빌딩은 토지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층수가 낮고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어도 100억원 정도 호가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임대료도 크게 올라 상가 보증금이 10억~20억원에 달하고 월세만 1억원까지 나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태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장동건이 사들인 이태원 빌딩의 매입가는 126억원으로 시세에 비해 10억원 가량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태원동 B공인 관계자는 "장동건씨가 시세보다 비싸게 빌딩을 매입한 이후 이 일대 빌딩값이나 임대료가 크게 올랐다"며 "하지만 정작 장동건 빌딩의 현재 시세는 115억원 선으로 매입 당시보다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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