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들더라도 해외전문가 꼭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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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닷컴 위기설로 한차례 된서리를 맞은 데 이어 유가폭등.반도체값 하락 등으로 최근 국내 경제여건이 극도로 악화하면서 해외자본과의 제휴나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벤처기업은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좁은 국내 시장에 기대지 않고 세계를 상대로 포부를 펼쳐 보겠다는 자세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나 국제업무 경험 부족 때문이다. 사실 국내 벤처는 대부분 기업경영 경험이 일천하고 인적자원도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기술력과 마케팅력만 믿고 무모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벤처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정립과 인적.물적 자원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뚜렷한 수익원이 확보되고 성장잠재력(Growth Potential) 유지에 자신이 있을 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기어 다니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뛸 수는 없는 법이다.

신규사업이나 신규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캐시 카우(Cash Cow) 도 필요하다.

남들 다 가니까 나도 따라가 해외전시회에 부스 만들고, 현지법인 만들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정체불명의 외국업체에 간이라도 빼어줄 듯 서로 경쟁해서는 곤란하다. 기초체력 못지 않게 냉철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비즈니스 과정에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타당성 검토, 경쟁사 동향분석, 그리고 타깃 커스토머(Target Customer) 파악이 필요하다.

직접 그들을 찾아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솔직하게, 당당하게 밸류 프로포지션(Value Proposition) 을 한다. 같이 일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상대방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해외에 있는 고객이나 제휴사들과의 신뢰 구축도 필수적이다. 비즈니스에 대한 적극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명한 어프로치를 해 나갈 때 상대방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또 현지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최고의 변호사.회계사.컨설턴트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문가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작은'' 돈을 아꼈다가 자칫 큰 돈을 손해보게 된다.

계획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사업방식을 빨리 바꿔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벤처기업엔 시간과 돈, 인력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국제화는 가능성도 크지만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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