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비축유(SPR)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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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2일 전격 방출을 명령한 전략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란 미국이 전쟁, 수급차질 등으로 인한 `석유 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해 놓은 석유를 말한다.

석유공급 차질을 저지하기 위한 `1차 방어선'이라고 불리는 SPR은 지난 73-74년 제1차 석유파동 직후인 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비축이 시작됐다.

미국은 현재 미국 내수시장의 한달 수요에 해당하는 5억7천5백만배럴의 SPR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주에 면해 있는 멕시코만의 소금 동굴 속에 보관돼 있다.

지하 깊숙이 바위처럼 딱딱해진 소금 동굴이 보관 장소로 선택된 것은 보관 경비가 저렴하고 환경오염 없이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PR은 다국적군의 이라크 개입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지난 91년 1월 단 한차례 방출된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은 3천375만배럴 방출을 결정했으나 유가가 급속히 안정됨에 따라 실제 방출 분량은 1천730만배럴에 그쳤다.

미국 국내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심각한 에너지 공급 차질' 또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대한 미국의 의무 수행'을 위해 SPR 방출을 결정할 수 있다.

대통령이 방출을 결정하면 에너지부는 미국 국내 석유회사들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하는데 시장에 석유가 나오기까지 전 과정에는 15일 정도가 소요된다.

SPR은 91년 1월 첫 방출 당시 미국 석유회사에 현금으로 경매됐으나 이번 두번째 방출은 스왑거래(물물교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부는 그동안 재고 관리를 위해 유가가 오르면 SPR을 석유회사에 임대하고 차후 유가가 떨어지면 더 많은 양의 석유로 받는 물물교환 형식의 거래를 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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