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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로루페, `케냐 올림픽망령 깬다'

중앙일보

입력

테글라 로루페(27)가 케냐마라톤의 올림픽망령을 깨기 위해 신발끈을 묶었다.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세계최고기록(2시간20분43초)을 작성했고 97년부터 99년까지 로테르담 마라톤 3연패를 달성한데 이어 올해 런던마라톤까지 제패한 화려한 전적으로만 본다면 24일 여자마라톤의 우승은 당연히 로루페의 몫.

하지만 케냐는 각종 마라톤대회를 휩쓸고 다니는 최강국이면서도 더글러스 와키후리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따낸 은메달과 에릭 와이나이가 96년 애틀랜타에서 딴 동메달이 전부일만큼 올림픽에서는 힘을 못쓰는 징크스가 있다.

특히 최근 `드림팀'을 구성했던 남자팀이 자국 육상연맹과의 불화로 전원 교체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올림픽무관'의 징크스를 깨달라는 케냐마라톤의 기대는 온통 로루페에게 쏠리고 있다.

신장 153㎝의 조그만 딸이 평범한 샐러리만으로 자랐으면 하는 아버지의 바람을 저버린 채 육상을 시작, 여자장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로루페이지만 올림픽 마라톤은 첫 도전.

그의 최대 경쟁자로는 아시아신기록 보유자 나오코 다카하시를 비롯한 일본의 3인방이 꼽힌다.

특히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섭씨 30도가 훨씬 넘는 고온다습한 날씨속에서 2시간21분47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2위를 무려 13분차로 제치고 우승한 다카하시는 로루페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을 호적수로 평가된다.

막중한 부담을 안고 레이스에 나서는 로루페는 "나의 꿈이자 조국의 숙원인 금메달을 꼭 따내고 싶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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