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주 증산결정 없다"…유가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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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인 알리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21일 다음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OPEC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증산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이날 베네수엘라 현지 신문인 엘 나시오날에 실린 단독 회견기사에서 "OPEC 국가들은 빈 회담 때 카라카스 정상회담에서 석유증산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증산 문제와 관련해 이미 오는 11월 12일 빈에서 다시 모이기로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산유국에 대한 증산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카라카스에서 OPEC 사상 두번째로 열릴 정상회담에서 증산 결정을 내리라는 국제 압력이 비등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매년 되풀이되는 것처럼 내년 1.4분기에는 계절적인 요인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올 겨울 원유수요가 급증할 경우 OPEC는 산유량을 늘려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2.4분기와 3.4분기에 OPEC는 매일 수요에 비해 200만배럴 많은 원유를 공급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현재의 고유가 현상이 공급차질 때문에 빚어진 것은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풀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유가가 지난 21일 한때 배럴당33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를 낮추기는 하겠지만 시장을 안정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략비축유는 유황이 많이 함유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저유황 원유부족사태를 해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방출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결단을 내릴 시기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이날 유가 급등에 관한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바로 지금 결정이 임박해 있다"고 말하고 "대통령이 그 문제(SPR 방출 가능성)를 지금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PEC는 지난 10일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석유장관회의를 열고 오는 10월1일부터 하루 8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의했으나 국제 원유가는 오히려 폭등세를 보여 10년만의 최고 시세로 뛰어올랐다.

OPEC는 차기 석유장관회의를 오는 11월12일로 예정하고 있으나 이에 앞서 다음주 베네수엘라에서 회원국 정상과 석유장관들이 회동한다.(카라카스.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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