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환.임동창 등 눈길끄는 진행자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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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MBC PD에서 이화여대 교수로 변신한 주철환씨가 이번에는 방송진행자로 나선다. 10월 2일 EBS FM이 신설하는〈주철환이 만나는 세상〉 (월~토 오후 5시) 이 그것. 매회 인문과학.자연과학.문화.예술 각 분야의 명사.전문가나 최근 화제의 인물을 초청해 대담을 나누는 생방송 프로그램이다.

전문적 성격이 강한 이 프로의 진행자로 주씨를 기용한 것은 방송PD시절부터 쌓은 대중적 감각으로 각 분야의 지식을 일반인들이 한결 소화하기 쉽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교양적 내용, 대중적 접근' 에 대한 강조는 앞으로 EBS프로그램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EBS가 공사로 변신한 후 처음 시행하는 가을 개편 (10월 2일)에서 눈길 끄는 진행자가 등장하는 프로는 라디오 프로그램 뿐이 아니다.

EBS TV의 국악관련 신설프로그램인 〈임동창이 말하는 우리 음악〉(월~목 밤 10시40분) 역시 화제성이 다분하다. 장르 넘나들기 공연으로 이름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가 진행을 맡아 매회 연주를 곁들인 퍼포먼스식 강의를 펼칠 예정이다.

〈최완수의 미술 바로보기〉(수 밤 9시20분) 도 여느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전문가를 진행자로 브라운관에 이끌어내기 위해 EBS가 남다른 공을 들인 프로그램. 간송미술관 최완수 연구실장이 박물관.미술관 등 현장을 무대로 시청자들의 미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계획이다.

EBS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토크 프로그램인 '삼색토크 여자' (금 밤 9시) 역시 진행자가 눈에 띈다. MBC라디오〈배철수의 음악캠프〉로 팝음악팬 사이에는 인기가 높지만, TV출연은 거의 하지 않는 DJ 배철수씨. 연출자 김현주PD는 "배씨의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프로그램 성격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섭외에 나섰는데, 본인도 흔쾌히 응해줬다" 고 말했다.

〈삼색토크 여자〉는 여성문제 프로그램이면서도 '미인의 조건' '브래지어 이야기'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 출발해 거리인터뷰.스튜디오 토크.미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동원하는 점이 기존 EBS교양프로그램의 형식과는 사뭇 다르다.

〈임동창이 말하는 우리 음악〉의 류재호PD는 "공사출범을 계기로 위상 문제 등 여러가지 숙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는 전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의 숙제" 라고 EBS제작진의 분위기를 전한다.

지난해 김용옥교수의 노자 강의로 일대 화제를 몰고왔던 EBS의 저력이 이번 개편에서 얼마나 증폭될 지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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