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사퇴한 진영아 말바꾸기 이력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진영아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 위원인 진영아 ‘패트롤맘’(어머니 정찰대) 회장이 임명된 지 하루 만인 1일 사퇴했다. 경력과 학력에 대해 거짓말한 것이 드러나 당 안팎에서 교체론이 불거지자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황영철 당 대변인은 “진 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혀와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지난달 31일 공천위원으로 선임되면서 언론에 “정치활동을 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 비례대표 신청을 한 데 이어, 2009년 6~11월엔 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본지 확인 결과 진 회장은 2008년 총선 당시 ‘낙동강 환경운동본부 서울본부장·스포츠연예신문사 사장·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 이사·한국벤처신문 부사장’ 자격으로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패트롤맘’은 2010년 결성됐다. 또 그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프로필엔 ‘중소기업 ㈜리치 LED 회장’으로 소개돼 있다. 당에선 “진 회장이 이명박계 외곽조직인 ‘뉴한국의 힘’에서 활동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학력도 논란거리였다. 처음엔 고려대 행정학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로 정정했다. 포털사이트 인물정보엔 ‘고려대 정책대학원(석사과정)’으로 돼 있다. 그는 비례대표를 신청할 땐 ‘경원대 물리학과 중퇴’로 기재했다. 진 회장은 “사실과 다르게 알려져 억울한 점도 있으나,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자진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황 대변인은 전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보고를 받고 진 회장의 사퇴의사를 즉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사실상 경질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의 사퇴로 공천위는 정식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리게 됐다. 박 위원장의 인선 방식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박 위원장이 비밀인선을 고집하면서 검증이 부족했고, 이런 결과를 낳게 됐다”는 말이 벌써 나온다. 진 회장은 당의 ‘감동인물 찾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천거됐고, 박 위원장 주변 인사의 추천도 있었다고 한다.

 공천위는 일단 11명이 아닌 10명 체제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지만, 다른 공천위원의 인선 과정을 놓고도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던 한 공천위원의 경우 박 위원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해명을 들은 뒤 임명을 결심했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