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맡은 김동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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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요구대로 조용하면서 열의있는 응원을 펼치겠습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의 응원을 맡은 김동수(35)씨는 17일 유도가 열린 전시홀에서 50여명의 교포들과 첫 응원전을 펼친뒤 앞으로의 응원계획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일본이나 한국 응원단처럼 치어리더를 동원하거나 시끄러운 꽹과리를 동원하는 대신 박수와 큰 소리로 선수들을 격려하며 비교적 점잖게 응원한다는 것.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북한 응원단은 본부석쪽에서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열렬한 응원을 펼친 한국 응원단과 달리 계순희의 이름을 연호하고 격려와 축하의 박수만을 쳐 대조를 보였다.

응원 효과는 떨어지지만 북한이 조용한 응원을 고집, 미리 준비했던 북과 징 등 응원소품들을 포기했다는게 김동수씨의 말이다.

남북이 함께 출전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최근 한반도에 불고 있는 화해무드를 반영, 합동 응원도 펼칠 계획이다.

동원되는 인원은 보통 50명정도.

호주내 10여개 한인교회의 신도들이 대부분이며 김동수씨가 출발전 응원장소를 통보하면 개별적으로 체육관을 찾아 모인다.

개막식 공동입장에 참여했던 10여명의 북한 임원 가이드 역까지 함께 맡고 있는 김동수씨는 "생각보다 북한 선수단의 분위기가 편안하고 개방적"이라면서 "출국하는 날까지 북한선수단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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