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쿵제식 공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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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8강전> ○·나현 초단 ●·쿵제 9단

제3보(30~39)=공격은 단번에 승리를 안겨준다. 집 계산 같은 지루한(?) 과정을 훌쩍 뛰어넘는 시원함이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빈 껍질만 남아 수습 불능의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공격은 도박적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균형감을 중시하는 쿵제 9단은 공격을 하더라도 모든 것을 걸지는 않는다. 이 점은 쿵제의 강점이다. 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쿵제의 공격은 그리 두렵지 않다. 전보에서 시작된 ‘나현의 도발’은 이 같은 쿵제 스타일을 염두에 둔 ‘작전’일 수도 있다.

 30으로 젖힐 때 31로 가만히 뻗은 수가 시선을 끈다. 공격이라면 ‘참고도’처럼 시원하게 이단젖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마추어들에겐 시사하는 바가 많은 수다. ‘참고도’ 흑1은 백2의 단수와 함께 백4를 불러온다. 바로 이 백4로 인해 우측 백은 좋은 모양을 갖추며 안정권으로 접어든다. 동시에 우변 흑진은 조금씩 약화된다. 7로 공격해도 단곤마는 두렵지 않다. 8로 달아나면 그뿐이다.

 쿵제는 31에 이어 33까지 곱게 뻗은 뒤 백이 34로 두자 비로소 사격을 개시했다. 흑은 맛있는 A의 들여다보기를 끝까지 남겨두고 있다. 은근하면서도 우변 흑진엔 아무 피해가 없는 쿵제식 공격이다. 나현 초단의 타개가 주목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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