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 대회 7관왕에 빛나는 마크 스피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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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미국은 한명의 천재수영선수의 출현에 온 나라가 떠들석했다. 시상대의 가장 높은 위치에 무려 7번이나 올라가 국가를 불러대는 선수가 있었다.

마크 스피츠. ‘신이 보낸 물의 아들’이라는 찬사를 받은 그는 대회 7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역대 수영선수 중 가장 화려한 업적을 남긴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스피츠는 68년 멕시코 올림픽에 첫 출전, 계영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예상수치인 금메달 6개와 차이가 크자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었다.

이런 그가 뮌헨 올림픽에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자유형 100m와 200m, 접영 100m와 200m,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7관왕에 오른 것이다. 대회 7관왕은 이 대회 전에도 없었던, 후에도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이 대회에서 스피츠가 금메달 5개를 목에 건 뒤 자유형 100m는 팀 동료 제리 하이든리히에게 금메달 수상의 기회를 넘기고 혼계영 400m에만 대비하려 하자, 코치에게 “네가 하이든리히를 무서워해서 출전하지 않는 비겁자로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혼계영 400m에도 출전시키지 않겠다”라며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뮌헨 올림픽은 개막되기 전 ‘검은 9월단’의 이스라엘 습격사건으로 모두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숨지는 최악의 불상사가 발생한 대회로 기억되지만 마크 스피츠의 대기록으로 더욱더 기억에 남는 대회이기도 하다.

뮌헨올림픽에 출전할 당시 스피츠는 인디애나 주립대 치대에 재학 중이었지만 귀국과 동시에 학업과 운동을 중단하고 광고모델과 영화, TV출연 등으로 브라운관의 인기스타로 재탄생하기도 했었다. 92년에는 한때 42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해 세간에 화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난폭한 성격에 수다스러운 면이 있어 “정이 안가는 친구”라는 주위의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물위에서 발휘되는 천재성에 의해 그는 항상 ‘위대한 선수’로 칭송받았다.

대회 7관왕과 통산 9개의 금메달로 칼 루이스와 금메달수에서 동률을 이룬 마크 스피츠의 신화는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Joins 이재철 기자<jlee7@joins.com>

◆ 올림픽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 올림픽에서
(http://sports.joins.com/sydney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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