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북 올림픽 동시입장의 의미와 전망

중앙일보

입력

남북한이 사상 최초의 올림픽 동시입장을 타결함으로써 남북간에 스포츠교류의 봇물이 터질 전망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정확히 3개월만인 15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뤄질 남북 선수단의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으로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와 동아시안게임의 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밝아졌다.

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나 월드컵축구, 부산아시안게임 등 각종국제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거나 일부 경기의 분산개최 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치적 부담이 거의 없는 스포츠가 어느 분야보다 문제를 쉽게 풀 수 있고 그동안 실질적 교류도 활발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비롯한 북한 채널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IOC위원장의 주재아래 이뤄낸 동시입장 타결은 국내로 눈을 돌릴 경우 ▲이미 서울과 평양을 오간 통일농구 ▲90년 통일축구이후 10년간 단절돼 온 축구대표팀 친선경기의 재개 ▲남북씨름 교환경기 등 각종대회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성화의 백두산 채화도 실현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월드컵축구의 경우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끼어있어 문제를 풀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나머지는 당사자간 합의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데 남북 스포츠 지도자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사마란치 위원장의 적극적인 개입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번 역사적인 동시입장 타결은 남북한 모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주인의식'을 갖고 해결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은 또 NOC 등 민간창구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자는 데 정부간 합의가 전제돼 앞으로도 명분과 실리만 일치될 경우 어떤 종류의 사안도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하고 있다.

조선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으로 북한 스포츠계의 실세인 장웅 IOC위원도 "공동선언의 틀안에 이미 스포츠교류의 활성화가 들어있다"고 말하고 "걸림돌은 없을 것이며 역사적 가치판단에 의해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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