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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늘어진 뱃살에도 아이스크림 퍼먹는 당신 … 뇌가 문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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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뷰티풀 브레인-뇌가
달라지면 몸이 달라진다
다니엘 G 에이멘 지음
임종기 옮김, 판미동
500쪽, 1만6800원

잠시 주변을 둘러보자.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라고 끊임없이 되뇌면서도 앉은 자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두 통이나 먹어치우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반면 배가 조금 불러온다 싶으면 바로 밥상 앞에서 물러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는 축 처진 배를 보며 실망감 속에 사는 것과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며 자신감에 넘쳐 사는 삶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는 이런 차이가 의지력이나 성격 탓이라고만 여겼다. 그렇다면 10~20년간 헬스·요가·단식·식이요법 등등 온갖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기를 쓰고 따라했음에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과연 의지박약에 게으른 것일까.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지은이는 여기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에이멘 클리닉에서 1991년 이후 뇌 스캔을 5만5000건 이상 시행하면서 뇌와 몸의 관계를 연구한 그는 “개인별로 뇌 부위의 상태에 각각 다른 문제가 있어서”라고 진단한다.

따지고 보면 아이스크림을 마구 퍼먹는 것도 적당히 먹으면 숟가락을 놓는 것도 모두 뇌의 명령에 의한 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뇌 부위별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서로 다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뇌의 문제를 고치면 행동도 치료되고 몸도 건강해진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예로 식이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도 뇌 상태에 따라 원인은 제각각이다. 따라서 무턱대고 다이어트나 운동을 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맞춤형 대응을 해야 한다. 예민한 성격에 끝없이 먹는다면 불안성 과식증을 의심할 수 있다. 걱정·긴장·신경과민·공포 등의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 음식에 매달리곤 하는데, 이런 사람은 부지런 떠는 것보다 명상·기도·최면·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손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좋다고 한다.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할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체중이 계속 불고 있다면 충동적인 과식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운동을 해야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체중 목표를 적어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배우자 등 믿을만한 사람에게 자신을 매일 체크하게 하면 스스로 자극을 받게 된다.

 뇌와 몸의 관계는 다이어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몸의 모든 문제는 뇌와 관련이 있다. 지은이에 따르면 돌아서면 깜박 깜박 잘 잊어버리는 사람은 뇌의 측두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새로운 춤을 배워 이를 자극해줘야 한다.

툭하면 넘어지고 부딪히고 떨어뜨리는 사람은 소뇌 이상을 의심할 수 있어 술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권한다. 입에 단 음식이나 커피를 달고 사는 사람은 전전두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컬러 푸드를 다양하게 섭취하도록 충고한다. 이유도 없이 화를 내는 사람은 측두엽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고 그 치료법으로는 손을 따뜻하게 해서 혈류량을 늘리는 방법을 추천한다. 얼굴·가슴·배·엉덩이·복근을 고치고 다듬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뇌에 관심을 갖는 게 건강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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