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13년 만에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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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계약해 국내 프로야구로 복귀한 김병현. [중앙포토]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갖고 있는 김병현(33)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넥센은 18일 “김병현과 1년 총액 16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5억원+옵션 1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병현은 미국과 일본을 거쳐 13년 만에 다시 한국 야구 무대에서 뛰게 됐다.

 김병현은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99년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첫해 메이저리그로 승격했다. 2007년까지 애리조나·보스턴·콜로라도·플로리다(현 마이애미) 등 네 구단에서 통산 394경기, 54승60패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그 사이 내셔널리그 애리조나(2001년)와 아메리칸리그 보스턴(2004년)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두 개를 얻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양대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2002년에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에도 뽑혔다.

 2008년 이후 피츠버그·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 복귀에는 실패했다.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던 김병현은 지난해에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했으나 부상과 기량 문제로 1군에는 오르지 못한 채 중도 귀국했다. 시즌 뒤에는 국내에 머물며 서울 양재동에서 개인훈련을 해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체류 중인 김병현은 20일 귀국해 휴식을 취한 뒤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병현은 2007년 해외 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현대에 지명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병현에 대한 지명권은 넥센이 승계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넥센은 2009년부터 김병현 영입을 시도했고, 꾸준히 연락하며 의사를 타진했다. 넥센의 이장석 대표는 “2009년부터 김병현 선수를 영입하려고 노력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결실을 봐 기쁘다”고 했다.

 김병현까지 돌아오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는 더욱 풍성하게 됐다. 한국 야구를 대표해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한 최고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서 모두 뛰게 된 것이다.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39)가 지난 연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6)과 국가대표 4번 타자 김태균(30)이 일본 야구에서 각각 삼성과 한화로 복귀했다. KBO가 목표로 한 올 시즌 700만 관중 달성 전망도 밝아졌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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