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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진의 춤 夜會〉 7일부터

중앙일보

입력

사흘동안 단 네 차례, 그것도 전석을 초대권으로 채운 비상업적 연극이었지만 실험성과 뛰어난 완성도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이 있었다.

1998년 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정기공연으로 선보였던 〈무거운 물〉이다.

연출과 무대를 맡은 무대미술가 윤정섭(연극원)교수와 동작안무를 책임진 한국무용가 김삼진(무용원)교수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아주 독특한 형식의 새로운 연극을 만들어냈다.

7~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김삼진의 춤 야회(夜會)〉는 안무 김삼진, 연출 윤정섭에다 조명 이상봉 등 당시 〈무거운 물〉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다시 모여 선보이는 신작이다.

〈무거운 물〉이 연극이란 이름을 달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춤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02-520-8163.

이야기 서술 구조라는 연극적 요소를 가급적 배제했던 〈무거운 물〉은 무대 바닥을 물로 가득 채운 뒤 연기자들이 이 속에서 각자 하나씩 소유한 의자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새떼의 움직임을 상징화했었다.

처음 시도하는 독특한 무대공간과 빛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조명, 대사가 없기에 특별히 신경을 쓴 음향효과도 물론 관심을 모았지만 이보다 연기자들의 절제된 움직임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작품의 안무 역시 이런 〈무거운 물〉의 동작과 맥이 닿아 있다.

굳이 춤이라기보다 동작이라는 표현이 더 나을 정도로 이번 김삼진의 춤은 군더더기를 뺀 움직임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용원 학생들 이외에 연극배우 두 사람이 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연극적 요소를 높이기 위한 안무자의 의도도 있지만 동작과 호흡을 중시하는 김삼진 특유의 안무법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공연은 소설가 오정희씨의 〈야회〉와 〈그림자 밟기〉 등의 단편 소설에서 유년의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빼내 이를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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