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경유에 붙는 유류세 최고 다섯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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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경유.액화석유가스(LPG)의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자동차 업체들은 LPG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안수웅 연구위원은 "수송용 에너지 사용량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며 "수송용 연료값만 올리는 것은 무역수지를 개선하기도 어려운데다 LPG.경유차 이용자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고 주장했다.

◇ 늘어나는 연료비 부담〓LPG차의 연료비 부담은 내년에 올해보다 31% 늘어나고 2002년에는 올해보다 68%, 2003년 이후엔 올해의 두배가 넘을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LPG차의 평균 연비를 ℓ당 10㎞로, 연평균 주행거리를 3만2천5백㎞로 잡을 때 차량 한대당 연간 연료비 부담액은 LPG값이 ℓ당 4백69원(현재 3백37원)으로 오르는 내년엔 올해(1백17만원)보다 37만원 오른 1백54만원으로 늘어난다.

또 2003년 이후엔 2백51만원으로 증가한다.

또 경유차(스타렉스와 프레지오)도 연평균 주행거리를 2만7천7백㎞로, 연비를 ℓ당 12㎞로 가정하면 연료비 부담액은 올해 1백45만원에서 내년에는 1백60만원, 2003년 이후엔 2백22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이에 따라 LPG차량 소유자의 경우 유류가격에 포함된 유류세로 2002년에 98만원을 물게 돼 올해(19만원)보다 다섯배 가까이 부담이 커진다.

◇ 업계 반응〓자동차 업계와 운수업계는 대체차종 개발과 운임인상 요구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는 LPG값이 정부 방침대로 오를 경우 휘발유 차량이 ℓ당 12㎞인데 비해 ℓ당 8~9㎞에 불과한 연비와 충전소가 적어 겪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연료비 때문에 늘어나던 LPG차 수요가 2~3년 안에 7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카렌스.카니발.카스타 등 LPG차 판매 비중이 높은 기아자동차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김익환 상무는 "올해 LPG차 수요를 40만~45만대로 예상하고 생산 라인을 증설했는데 연료비 인상으로 판매가 감소하면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지난 6월 LPG차 싼타페를 출시했던 현대자동차는 LPG차 판매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디젤 모델의 출시를 당초 예정보다 한달 정도 앞당겨 오는 11월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택시.버스 등 LPG와 경유차를 사용하는 운송업계는 보조금 지급보다는 연료 구입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면세유를 공급해 주는 방안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유사들은 경유와 LPG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카렌스 동호회와 레조 동호회 회원들은 소비자들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유류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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